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장에서-생생> ‘나가수’ 청중평가단 체험…TV속 비장함 현장엔 없다
출입증을 들고 청중평가단 사이사이에 껴서 입장하란다. ‘나는 기자다’는 없다. 이날은 모두 청중. 1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입장이 엄격하게 이루어진다. 서로 선호도에 영향을 주거나 받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니, 기자들도 ‘내 나이 맞춰 줄서야 하나’ 하고 잠시 갈팡질팡.

지난 4일 저녁 7시 30분. 일산 드림센터에선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의 4라운드 1차 경연 녹화가 있었다. 3일 방송에서 BMK가 떠나고, 새 가수 김조한이 투입된 후 처음 열리는 무대. 제작진 사정으로 녹화가 1시간이나 뒤로 미뤄졌지만 삼삼오오 모여있는 청중평가단의 모습은 비교적 여유로웠다.

벌써 두 번째 당첨됐다고 하는 40대 청중평가단 유영철(남ㆍ48)씨. “조금 기다려도 좋다. 오래 준비해서 한번만 노래한다. 신속하게 끝나더라” 며 잔뜩 상기된 표정이다. 응원하는 가수는 YB.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니, 야구장 외야석도 아닌데 통로 계단에 앉은 사람들이 눈에 띈다. 세대별 100명. 500명이 기준이지만, 만일 대비해 700명 정도를 초청한다고 한다. 물론, 투표권은 500명만 가진다.

계단에 나란히 앉은 50대 두 여자 청중은 “김범수가 제일 좋다” 며 “요즘엔 정말 잘생겨 보인다”고까지 한다. ‘김범수가 대세’ 라는 말이 빈말이 아닌듯. 내심 ‘조관우’ 가 나올줄 알았는데 한참 잘못 짚었다.

‘도전하고 싶은 곡’ 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이날 경연에서 가수들은 의외의 곡 선정과 편곡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도전곡은 ‘남행열차’, ‘미스터’. ‘외톨이야’ 등. 새로 합류한 김조한이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를 유쾌하게 부르며 공연은 마무리됐다. 전체적으로 강한 비트의 편곡이 주를 이뤘지만, 세션과 퍼포먼스의 파격적이고 다양한 시도가 곳곳에 보였다.

나름대로 순위를 매기다가 관뒀다. 예능적 요소를 극대화한 TV 속에선 비장함과 긴장감이 흐르지만 실제 현장에선 그저 즐기는 분위기였다. 아직 1차경연인 탓도 있지만, 편집된 방송본에서는 볼 수 없는 현장만의 그 ‘무엇’ 이 있었다. 대중은 전문가들이 노래 그 자체만 평가하듯 냉정하고 객관적일 수가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여기는 드라마 촬영장이 아니라, 호흡과 분위기에 따라 새로운 시나리오가 쓰여지는 라이브 공연장인 거다.

청중과 일반 시청자, 그리고 전문가들의 평가에 미묘한 혹은 꽤 큰 차이가 계속 생겨왔던 것에 비로소 수긍이 갔다.관객들은 직접 ‘나가수’를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비교적 소극적인 시청자들, 전문가 못지 않은 네티즌들의 ‘독설’ 평가와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아, 열광하는 저들이 부러웠다. ‘일’ 때문에 온 기자들은 연신 “오늘 나는 청중이다” 를 중얼거릴 뿐.



<박동미 기자@Michan0821>/pd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