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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부작가 이철수, 촌철살인 목판화와 함께한 30년

  • 기사입력 2011-06-2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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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가 이철수(57)만큼 많은 팬과 소통하는 작가도 드물다. 그것도 매일매일 대중과 만나니 그 힘은 실로 대단하다. 2002년부터 인터넷을 통해 매일 전하는 그의 ‘나뭇잎 편지’는 받아보는 사람이 어느 새 6만명을 넘어섰다.

간결하고 깔끔한 그림에, 똑 떨어지는 짧은 글을 곁들인 ‘이철수표 목판화’는 언제나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어렵지 않고 쉬는 데다 ‘촌철살인’의 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시 보다는 인터넷과 출판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해온 작가가 6년 만에 서울 관훈갤러리(대표 권도형)에서 전시를 연다. 1981년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었던 곳에서 30주년 기념전을 갖는 것. 마치 연어가 물살을 가르며 고향으로 회귀하듯 그 역시 추억이 서린 첫 데뷔무대를 다시 찾는다.

이철수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다. 독학으로 판화를 연마했다. 처음 말캉한 고무판으로 판화 작업을 하던 그는 서울대 조소과 출신의 작가 오윤(1946~86)을 만나면서 목판화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리곤 오늘까지 칼칼한 칼맛이 살아있는 목판화 작업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우리 미술계의 대표적인 ’다작(多作)의 작가’지만 전시는 뜸하게 열어왔다. 대신 홈페이지와 책을 통한 소통을 즐긴다. 판화산문집 4권에 엽서산문집 6권이 나왔고, 해마다 판화달력을 만든다. 그는 또 그림에 이야기를 담는 걸 좋아 한다. 그 이야기는 ‘삶을 차분히 성찰하며, 조촐하게 사는 것’으로 요약된다.

22일 개막되는 이철수의 목판화 30주년전의 화제(畵題)는 ‘새는 온몸으로 난다’(전시기획 전승보)이다. 요즘 들어 ‘온 몸, 온 존재’를 화두로 작업했기에 이 같은 타이틀을 붙였다. 그는 “온 몸으로 우리 현실을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반영한 주제”라고 밝혔다.

총 113점의 출품작 중에는 힘차게 비상하는 독수리를 수묵모필의 붓맛을 살려 표현한 ‘새는 온몸으로 난다’가 가장 눈길을 끈다. 목판화 작품으론 크기가 큰 대작(가로 1m25㎝, 세로 93㎝)인 데다, 그 웅혼함이 각별하다. “작은 점을 많이 새겨넣거나 부드러운 선으로 이뤄졌던 기존 작품과는 좀 다른 걸 하고 싶었다”는 작가는 묵직한 독수리 그림으로 달라진 면모를 보여준다.

충북 제천 외곽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작가’인 탓에 일하면서 떠오른 그의 아이디어는 진솔하다. 세상의 깊은 속살을 건드리며, 졸고 있는 우리들을 일깨운다. 미술평론가 이주헌 씨는 “그가 지금껏 그림을 그려 온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의 그림을 보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을 돌아보게 하기 위해서다. 그의 그림 앞에서 우리가 이것이 미술이니 문학이니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는 장르와 범주를 초월해 그저 이야기를 한다”고 평했다.

선화(禪畵)를 연상케 하는 이철수의 일련의 작업은 불교적 주제뿐 아니라 인간의 노동과 대지의 사계, 한국 사회나 국제적인 사건까지 세상 변화를 두루 넘나든다. 4대강 사업, 쓰나미, 이집트에서 발단한 중동의 민주화운동, 전쟁, 봄꽃 피는 모습까지 그 폭이 매우 넓다. 미술평론가 이태호 교수(명지대)는 “우리 옛그림처럼 (이철수의 판화는) 화제를 쓰고 도장을 찍고 낙관하는 방식이 고스란하다. 그림과 글이 어우러진 전통 형식의 장점을 자기화한 것은 큰 매력”이라고 평했다.

전시와 발맞춰 목판화 인생 30년을 망라한 ‘나무에 새긴 마음’(컬처북스)도 펴냈다. 1981년 첫 개인전 이후 민중미술에 몰두했던 시기의 작업과 제천으로 터전을 옮겨 농사 지으며 자기 성찰과 생명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던 1990년대 작업, 그리고 2000년대 이후부터 근작까지 모두 505점을 512쪽에 집대성했다.

서울 전시(7월 12일까지) 이후에는 주문진과 전주에서 전시가 이어진다. 29일오후 3시에는 관훈갤러리 신관 카페에서 작가와의 대화도 마련된다. (02)733-6469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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