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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있음의 또 다른 이름, 두근거림에 대하여…

  • 김애란의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 기사입력 2011-06-1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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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로증 앓는 열일곱살 소년

생로병사에 대한 유쾌한 통찰

평범함 속 발랄한 문장

김애란표 도발·반전 여전





“ ‘달려라 아비’를 읽고 그의 비전이 정말 독창적이고 낙천적이라고 생각했다.”(노벨상수상작가 르 끌레지오)

“ ‘두근두근 내 인생’은 뛰어난 소설이다.”(문학평론가 백낙청)



내놓는 소설마다 이런 주목을 받은 젊은 작가는 드물다. 1980년생 소설가 김애란의 얘기다. 그의 ‘물속 골리앗’은 고인이 된 소설가 박완서가 병상에서 올해의 ‘젊은 작가상’으로 점찍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근두근 내인생’(창비)은 김애란의 첫 장편소설이다. ‘두근두근’은 심장이 뛰는 소리다. 거기엔 놀람과 경이, 두려움과 공포, 기대와 흥분, 일상의 평온함까지 다 들어있다.

열일곱살, 뭐가 되고 싶은 것도, 뭐가 되고 싶은 지도 잘 모르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아이를 만들었다. 지울까 말까 고민하다 낳기로 결정한다. 아이는 엄마뱃속에서 가장 먼저 두근두근 소리를 듣는다. 거대한 몸짓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듯한 울림에 놀란 순록처럼 도망칠 준비를 하지만 동시에 춤추고 싶은 기분도 든다. 쿵 짝짝 쿵 짝짝, 엄마의 심박과 내 것이 겹쳐 음악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아이의 이름은 한아름.

부모의 기쁨과 자랑속에 무럭무럭 자라지만 세살 때 조로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린다. 아이의 하루는 다른 이들의 몇 달이 되고, 이제 열일곱살이 된 나는 80세 노인의 몸이 된다. 모든 장기와 뼈도 노쇠했다.

작가는 “아픈 아이가 떠나기 전에 부모님의 연애를 소설로 선물하는 소박한 이야기로 시작했다”고 했다.

희귀병을 내세웠지만 그 속의 사람들의 얘기는 아주 일상적이다. 소박하고 평범한 것들을 다루는 건 김애란의 전공이다. 작고 시시껄렁해 보이는 이야기지만 담고 있는 무게는 천근만근이다. 무거운 걸 무겁지않게, 가벼운 걸 가볍지 않게 만들어내는 게 김애란의 독특한 스타일이다.

‘두근두근~’은 생로병사라는 만만치 않은 주제를 열일곱살의 아이를 관통해 보여준다. 작가는 아이클레이를 주물럭거리며 동물도 만들고 꽃도 만들 듯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게 이들을 형상화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소리없이 기다려 준 당신과 나에게//마음이 하늘을 본다/내 몸이 바닥에 붙어 있기 때문이겠지.//바람이 불고/내 마음이 날아/당신 근처까지 갔으면 좋겠다.//이 노래가/씨앗이 될지, 휘파람이 될지,/모르는 얼굴이 될지/알 수 없지만/ ‘ 작가의 말’중

나는 병원에서 대학생 누나 둘이 하는 대화를 우연히 듣는다. 한 누나가 나이 많은 교수를 좋아한다는 얘기다. 근데 우연한 기회에 술에 취해 한 손으로 그 분 뺨을 만졌다가 화들짝 놀랐단다. 너무 흐물흐물해서. 늙음에 데인 것처럼.

나는 묻는다. “그 여자가 상상한 늙음이란 대체 어떤 거였을까요?”

아이 가족은 병원비가 없어 ‘이웃에게 희망을’이란 TV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한다. 성금과 기부금으로 입원도 하고, 격려 메일들 속에서 아름은 서하진이란 아이와 친구가 된다. 그 아이도 많이 아프다. 메일을 주고 받으며 아름은 처음으로 설레고 푸른 여름을 만끽한다.

여기에 김애란식 도발과 반전이 끼어든다. 두근두근 설레게 한 메일친구, 서하진은 다름아닌 30대 멀쩡한 남자였다.

소설의 감초 역할을 하는 인물은 장 씨 할아버지. 장 할아버지는 90살인 그 아버지와 함께 산다. 나이를 잔뜩 먹었지만 그 아비의 아이일 따름이다. 일곱살이지만 80인 아이와 예순의 노인이지만 아이인 할아버지가 만나 팩소주를 마신다.

삶의 비의를 스치고 가는 작가의 시선은 누구나의 삶이란 게 저마다 엇비슷하다, 지나치게 흥분할 게 아니라는 듯 시니컬해 보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밝고 유쾌하다.

‘두근두근~’의 철없는 아버지는 그의 소설에 늘 등장하는 무능한 아버지지만 아이와 함께 까불고 논다. 아이는 그런 아버지가 되고 싶다.

김애란의 개인사 역시 그렇다. 시골에서 자라 늘 밖에서 살다시피 했다. 친구들과 들과 산으로 원없이 쏘다녔다. 말수가 적고 선한 평범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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