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채 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유로존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키우고있다.

지난달 다시 표면화된 그리스 국가 부도 위기에 유로존이 추가 지원을 해주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잠잠해졌으나 유로존이 그리스 채무조정 방안을 논의하면서 다시 그리스 해법이 꼬이고있다.

지난 10일 열린 유로존 수뇌부 회의에서 독일과 유럽 중앙은행(ECB)가 그리스 채무 조정 방식에 대해 대립하면서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 패키지가 도출되지 못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국제 신평사인 스탠더드& 푸어스(S&P)는 14일 그리스 채무조정논의에 경고하며 국가 신용등급을 이회사의 평가국가중 최하위로 떨어뜨려 채무조정 논의에 찬물을 끼얹었다.

밑빠진 독에 물붇기 식으로 그리스를 지원하는데 피로감을 느낀 독일등 북유럽 국가들은 그리스 채권 투자자들도 희생을 감내해야한다며 채무조정을 주장하는 반면 ECB는 이럴 경우 유로존에 도미노 신용사건이 터질 것을 우려하며 반대하고있고 신평사들은 그리스를 부도 처리하겠다고 위협하고있다.

▶신용 강등으로 불안감 커져=13일 S&P가 그리스 신용등급을 3단계 강등해 CCC로 떨어뜨리면서 유로존 금융시장 불안감이 다시 증폭됐다. 그리스의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S&P의 강등 소식에 이날 16.97로 폭등했다. 이미 구제금융을 받은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도 10년물 국채 금리가 각각 유로존 가입이래 최고치인 10.66%와 11.34%로 뛰어올랐다. 부도 위험을 측정하는 잣대인 그리스의 신용부도 스왑(CDS)도 5년물이 이날 58베이스 포인트(100bps=1%)가 뛰어올라 1600bps가 됐다. 이는 그리스 채권에 1000만 유로를 투자했다면 이에 대한 부도 위험 방지용 CSD 보험에 160만 유로를 지급해야할 정도로 금융시장에서 부도 위험에 대한 보험 비용이 치솟았다는 의미이다.

유로존 금융 전문가들은 14일은 스페인이 국채 공매가 잡혀있고 벨기에 대한 국제신평사들의 평가 발표등이 있어 유로존 금융 불안감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있다.

▶유로존 대타협 필요=이에따라 금융시장에서는 14일 오후 긴급히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독일과 ECB가 채무 조정 방식에 대해 합의에 도출할지여부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유로존은 IMF와 공동으로 추가 지원 패키지 1720억 유로를 협의하고 있는데, 이중 870억 유로는 EU와IMF의 기존 지원금 잔액 570억 유로와 그리스의 민영화 자산 매각으로 300억을 마련한다.

나머지 850억 유로는 신규 조달해야하는데 독일이 이중 300억 유로를 그리스 민간투자자들에대한 채무재조정으로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독일은 지난주말 관계자 회의에서 민간투자자들에게 10년만기 국채로 스와프해주는 방식을 주장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반면 그리스 국채와 그리스 민간 은행 채권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와 그리스 채권을 450억 유로나 사들인 ECB는 이럴 경우 민간 채권자들이 그리스 국채를 투매하면 유로존 도미노 금융위기가 올것이라며 반대하고있다. 프랑스는 그리스 국채 만기가 3년 이내인 투자자들에게만 자발적인 채무 만기 연장을 해주는 소프트 롤오버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독일은 그리스에 대한 퍼주기 지원에 대한 자국의 비난 여론을 감안해 더이상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그리스 채무조정 문제는 오는 20일 회동하는 프랑스 니콜라사르코지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회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있다. 유로존 관계자들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메르켈 대통령의 양보를 얻어내 23일 열리는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추가 지원안을 확정하기를 기대하고있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가 노동단체와 야당 학생등의 대규모 반대 시위로 이미 혼란에 빠진 상황이라 추가 지원이 나와도 그리스의 정상화는 요원한 상황이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그리스가 결국 유로존을 탈퇴하게 될 것으로 점치고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