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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 하반기 구조조정 신호탄
금감원이 98개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 본격화에 나섰다.

금감원은 다음 달부터 이들 저축은행이 대출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470여곳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점검 결과 부실로 드러난 PF 채권은 구조조정기금을 투입해 사들일 계획이다.

또 PF 부실이 많은 저축은행은 그만큼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기때문에 PF 규모가 크거나 부실이 심한 일부 저축은행이 추가로 솎아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대형 계열저축은행을 포함한 몇몇 저축은행이 구조조정 명단에 오를 것이라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금감원이 이번에 전수조사하는 저축은행의 PF 사업장은 전국적으로 470여개다.

올해 구축한 PF 상시전산감독시스템을 가동, 개별 사업장의 사업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부실이 우려되는 곳은 현장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이 지난해 4월에 이어 다시 저축은행 PF 사업장을 일제히 점검하기로 한 데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PF 부실이 올해 들어 더 심해졌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저축은행의 PF 대출 잔액은 12조2000억원이다. 대출 연체율이 25%에 달하고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9%에 달할 정도로 부실이 심각한 상태였다.

특히 98개 저축은행 가운데 증시에 상장됐거나 후순위채권을 발행한 25개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공시자료를 보면 이들 저축은행은 11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초 8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고 나서 살아남은 저축은행 중에서도 상당수가 여전히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수치도 증명된 것이다.

저축은행의 경영난은 PF 대출 부실이 갈수록 쌓이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을 공시한 25개 저축은행의 PF 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현재 4조7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연체율이 죄다 두자릿수를 기록했으며, 푸른(48.3%), 대영(45.3%), 스마트(45.2%), 신민(33.8%), 경은(30.9%) 등은 연체율이 30~40%에 달할 정도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PF 일제점검을 하면서 98개 저축은행의 건전성 여부를 꼼꼼히 따질 계획”이라며 “부실 PF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구조조정기금 3조5000억원을 활용해 사들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이번 PF 일제점검 과정에서 하반기 구조조정 대상이 될 저축은행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장 캠코에 부실 PF를 할인 매각하는 저축은행들은 손실액을 반영해 충당금을 대규모로 쌓아야 할 판이다.

또 앞으로는 저축은행 대출의 연체를 판단하는 기준이 기존의 3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돼 기존에는 정상여신으로 분류됐던 대출이 연체로 분류돼 장부상 부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게다가 저축은행들이 공시한 PF 연체율 등이 실제보다 축소됐을 공산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감원의 일제점검 과정에서 PF 부실 규모는 애초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커질 확률이 높다. 불법대출 혐의로 수사를 받는 부산저축은행의 분식회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의 수법은 PF 대출을 취급하는 다른 저축은행 사이에도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며 “금감원의 검사 강도도 예년보다 셀 것으로 보여 몇몇 저축은행은 하반기에 결국 쓰러질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donttouchme01>

/h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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