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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캐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
괴짜 선장, 악동 해적, ‘잭 스패로우’(조니 뎁)가 네번째 모험담으로 돌아왔다. 할리우드의 최고 흥행작 시리즈의 하나인 ‘캐리비안의 해적’의 4번째 작품 ‘낯선 조류’편이 19일 개봉했다. 개구장이같은 장난기와 좌충우돌 활극으로 전세계 팬들을 사로잡은 ‘반영웅’(안티 히어로) 잭 스패로우는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한 유머감각과 상대를 곯려주는 악취미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1~3편을 연출한 고어 버번스키 대신 메가폰을 잡은 롭 마샬 감독은 전편의 볼거리를 이어받는 동시에 이야기는 훨씬 쉽고 간결하게 만들어 자칫 김빠질만한 시리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러닝타임이 137분으로 시리즈 가운데 가장 짧다. 이야기의 곁가지를 쳐낸 대신 잭 스패로우의 ‘로맨스’라인을 강화하고 할리우드의 섹시스타 페넬로페 크루즈를 투입해 관능적인 느낌을 보탰다. 전작의 팬들로선 호불호가 갈릴만하지만, 만장일치로 이 영화의 백미라고 일컬어질만한 ‘서브 플롯’이 있다. 젊은 청년 목사와 ‘반인반수’인 인어 간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다.

3편에서 잭 스패로우는 숙적인 바르보사 선장(제프리 러쉬)의 보물지도를 훔쳐 달아난다. 4편에서는 그 지도의 정체가 밝혀진다. 영원한 젊음을 누리게 해 준다는 ‘젊음의 샘’에 이르는 지도다. 잭 스패로우는 영국 왕실의 추격을 받으며 ‘젊음의 샘’을 찾기 위해 사악한 해적 ‘검은 수염’의 배, ‘앤 여왕의 복수’호에 오른다. ‘젊음의 샘’은 1500년대 스페인 탐험가 후안 폰세 데 레온이 찾아 헤맸다던 곳으로 많은 소설과 영화에 등장한다.

잭 스패로우는 검은 수염의 배에서 옛 연인 안젤리카(페넬로페 크루즈)를 만난다. 안젤리카는 잭 스패로우에게 이용만 당하고 버려진 여인으로 그동안 복수의 칼을 갈아왔다. 애증이 섞인 복잡한 심경 속에서도 잭 스패로우와 안젤리카는 젊음의 샘을 찾기 위해 손을 잡는다.

한편 잭 스패로우에게 지도를 빼앗긴 앙숙 바르보사는 영국 국왕의 명령으로 젊음의 샘을 향해 항해를 시작한다. 18세기 영국과 해상 지배권을 두고 다툼하던 스페인의 ‘무적함대’도 젊음의 샘을 향해 뱃머리를 돌린다.

‘인어이야기’는 젊음의 샘이 효력을 얻기 위해서는 인어의 눈물과 후안 폰세 데 레온의 ‘은잔’이 필요하다는 설정으로부터 비롯된다. ‘검은 수염’이 이끄는 해적일당들은 젊음의 샘에 도착하기 직전 작은 배를 띄우고 뱃사람의 노래를 들려줘 인어들을 유인한다. 안개 속에서 모습을 나타내 배를 둘러싼 인어들은 천상의 아름다움을 가진 존재다. 하지만 “뱃사람을 유혹해 사랑을 나눈 뒤 잡아먹는다”는 전설 속 인어들은 곧바로 감췄던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 인간들을 공격한다. 인간과 인어의 싸움 속에서 한 인어가 해적일당에 사로잡히게 된다. 역시 해적 일당에게 끌려다니던 젊은 청년 목사는 눈물 한 방울에 죽임을 당하게 될 아름다운 인어에게 연민과 사랑을 느끼게 된다. 창백하고 관능적인 인어와 건장하고 순수한 청년간의 사랑은 마치 ‘트와일라잇’의 뱀파이어와 인간간의 러브스토리나 신비로운 북구의 신화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카고’ ‘나인’ 등의 뮤지컬 영화에서 빼어난 안무, 빛과 어둠의 마술을 세공해낸 롭 마샬 감독은 이번 작품에선 춤추는 듯 유려한 액션신과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 환상적인 영상을 만들어냈다.

다만 럭비공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잭 스패로우의 예측불허 언행은 전작들보다는 잦아들었다. 액션도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지만 눈이 휘둥그래질만큼 규모와 속도가 인상적이지는 않다. 3D열풍에 편승했지만 굳이 입체영상으로 봐야할만큼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다. 12세 이상 관람가.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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