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퍼즐조각으로 완성된 스토리
영화는 평범한 남자와 장애를 안고 있는 여자와의 만남에서부터 다양한 스토리들이 전개된다. 자신의 머릿속에 온통 음악뿐인 남자와 그런 음악을 들을 수 없는 여자. 이런 극적 조건은 이들의 사랑이 로맨틱하게 그려지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기대만큼 영화에서 이들의 사랑에 음악이 그리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중간마다 음악이 이들을 친근하게 해주고 의미를 부여하려 하지만, 크게 부각되진 않는다. 특히 주인공들이 서로 알게 되고 사랑하는 과정에서 배경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일상적인 공간에서의 사랑을 표현 했을 수도 있겠지만 아름다운 음악과 영상을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아쉬움이 남을 듯 하다.
영화는 설명적이다. 장면으로 묘사하기보다는 인물의 대화로 극을 이끌어 나간다. 여자주인공 아리아니가 청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아이러니한 요소다. 감독은 오히려 이런 점을 노렸을 지도.
설명적이라고 해서 장면에서 따로 읽을 만한 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인상적인 부분을 하나 꼽자면 광장이 나오는 장면이다. 화면 앵글은 광장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고, 원의 형태로 도로가 있어 차들이 빙빙 도는 그런 모습이다. 광장은 총 세 번 등장한다. 처음에는 대니의 일상을 그릴 때. 두 번째는 대니와 샘이 오해로 헤어지고 난 후 광장 모습이 등장한다. 그녀를 잃은 슬픔에 잠긴 대니. 그러나 그의 일상은 그대로다. 그의 상황은 180도 달라졌지만, 원의 모습인 광장처럼 그의 일상 혹은 세상은 그대로 돌아간다. 마지막 광장은 바로 아리아니가 청력을 되찾고 세상과 마주하는 공간이다. 변함없는 일상을 나타냈던 광장은 아리아니에게 음악을 들으며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그에게 난데없는 불치병 선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일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인생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감독이 의도한 반전은 ‘대니의 병’이 전부가 아니다. 일하는 식당에서 콘서트도 열게 된 대니는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맛 보지만, 불치병에 걸리게 된다. 그의 손이 피아노를 칠 힘도 없게 되었을 때, 비로소 서로의 마음을 통해 울려 퍼졌을 멜로디가 물리적인 소리로 완성된다. 이 멜로디가 비로소 그녀의 귀를 통해 들릴 때, 아리아니는 용기를 내게 된다. 영화의 처음에 등장하는 “음악은 한 사람의 기분을 바꾸고,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는 멘트가 어떻게 영화에 녹아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1. 자전거 타고 데이트하는 장면
둘은 오붓하게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는데 아리아니가 자전거 핸들 위에 앉는다. 긴 머리를 바람결에 날리는 그녀의 모습은 참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하기 힘든 고난도 포즈. 여자의 경우 엉덩이가 아플 것이고, 남자는 앞이 안보일 수 있다.
2. 아리아니가 집을 떠나는 장면
아리아니가 엄마의 음모를 알고 난 후 엄마에게 갑작스러운 이별을 고한다. 아직 그녀를 어린애로 여기는 엄마는 “넌 운전도 못하는데 어디로 간다는 거야!”하고 외친다. 그녀는 보란 듯이 차를 타고 집을 나선다.
3. 병원에서 뛰쳐나온 대니가 신문을 모두 사는 장면
병원에서 나온 대니는 앞으로 여자친구와 여행을 가서 오기 어렵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신문팔이 아저씨의 신문을 모두 사버린다. 대니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한 줄평
김범근 Editor “익숙한 소재를 다양하게 늘어놓았지만 조금은 수습이 안 되는 영화.”
고은빛 Editor “머리를 비우고 마음으로 보면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