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금융권, 모임이며 골프며 줄줄이 취소 왜?
부산저축은행으로 인한 낙하산 인사 태풍으로 금융권 인사들의 몸사리기가 확산되고 있다.

절차상 문제가 없는 인사가 재취업 고사 의사를 밝히가 하면 은행 출신으로 외부기관으로 간 이들도 구설수에 오를까 전전긍긍이다. 이때문에 동창회를 비롯한 지인들과의 모임에 불참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석근 전 금감원 부원장보는 신한은행 감사로 내정됐지만 6일 사의를 밝혔다. 지난 3월 22일 신한은행 주주총회에서 감사로 내정된 이 전 부원장보에 대한 공직자윤리위의 취업제한요건 확인 심사는 지난달 26일 심사에서 보류돼 이달 말 다시 다뤄질 예정이었다.

주목할 점은 이 전 부원장이 절차상 선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금감원 2급 이상 직원과 금융위원회 4급 이상 공무원은 금융회사 임원 등으로 자리를 옮기려면 최근 3년간 해당 금융회사와 관련한 직무를 맡았는지에 대한 공직자윤리위의 확인 심사를 거치게 돼 있다. 한국은행 출신의 이 전 부원장보는 2006년부터 총무국과 국제업무국 등에 근무하고 전략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해 취업제한요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낙하산’ 논란의 중심에 놓인 금감원의 최근 분위기를 고려해 사의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부원장보는 “금감원 조직과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 의혹에 거론되는 불명예를 감수하는 것보다 차라리 사의를 표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라 은행권에서 감사로 선임된 금감원 출신자들의 추가 사퇴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낙하산 인사 쇄신바람은 은행 출신 인사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시중은행 출신으로 최근 거래처로 자리를 옮긴 A씨는 이번 주말 동문회 모임에 불참의사를 밝혔다. 근무하던 은행과 옮긴 곳의 거래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외부활동을 자제하겠다는 의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 출신을 비롯 재취업한 금융권 인사들이 이번 주말에 골프약속 등 취소한 모임이 한두개가 아닐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감원은 지난 4일 임직원에 대한 ‘감사추천제’를 완전 폐지하고, 앞으로 금융회사의 감사 영입 요청도 거절하겠다는 조직쇄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오연주 기자 @juhalo13>
o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