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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亞넘어 유럽까지…지구촌‘K팝 앓이’
K팝 열풍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확대되고 있다. 배용준 송승헌 이병헌 원빈 등 연기자에서 카라 소녀시대 등 아이돌 그룹이 일본 등 아시아에서 인기를 주도하면서 생긴 신한류(新韓流)의 영향력이 유럽과 중동, 북남미 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등이 출연하는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티켓을 사지 못한 300여 K팝 유럽팬들이 벌인 시위는 유럽에서의 K팝 인기를 증명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물론 플래시몹 형태의 시위라 확대 해석은 곤란하지만 공연 티켓 6000장이 발매 15분 만에 동나버려 한 차례 추가 공연을 적극 검토할 정도여서 단순 사건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이런 시위는 파리뿐 아니라 프랑스의 릴ㆍ스트라스부르ㆍ투르ㆍ보르도ㆍ낭트 등지에서도 프랑스팬과 독일ㆍ스페인 등 인근 국가에서 온 팬들에 의해 산발적으로 열리고 있다.
일본뿐 아니라 유럽에까지 K팝이 인기를 얻는 것은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 합작품이기 때문이다. 유럽팬들을 사로잡은 K팝은 가창력과 음악적 자의식이 강한 뮤지션 중심이 아닌, 음악과 춤ㆍ퍼포먼스ㆍ비주얼이 결합된 댄스팝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 아이돌 그룹 음악을 아시아ㆍ유럽팬들이 접하게 된 채널로는 유투브와 SNS, 위성플랫폼이 큰 역할을 했다. 음악을 가사와 멜로디 위주가 아니라 음악 자체를 영상콘텐츠화해서 소비하는 환경에서 한국 아이돌의 노래와 춤, 외모, 스타일, 뮤직비디오 등은 엄청난 경쟁력을 가진다.
“워크맨 시대에는 J팝이 강자였지만 유투브 시대에는 K팝이 강자”라는 대중음악평론가 강헌의 분석은 이런 환경 변화를 담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 가수가 해외에 진출하면 국내 인기를 반납하고 다시 시작해야 했다. 동방신기도 일본에서 2년간 그런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소녀시대가 일본에 진출하고, SM 가수가 유럽에 진출할 때는 이미 현지 팬들은 이들의 노래를 따라부를 정도였고,유투브 조회가 수백만건에 이르렀다.
한국 아이돌 가수는 얼굴 잘생긴 10대를 뽑아 대충 만들어진 그룹이 아니다. 학교수업과 사생활을 모두 포기한 채 기획사 합숙소에서 3~5년간 음악과 춤을 트레이닝 받으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이다. 이에 아시아와 유럽에서는 없는 ‘노래하며 춤추는 잘생기고 예쁜 노래 선수’가 탄생한 것이다.
유럽인의 작곡과 미국의 안무, 한국의 스타일리스트와 프로듀싱 시스템이 결합하면서 보다 세련되고 글로벌화한 한국 가수의 제작 노하우도 세계인이 받아들이기 좋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
유럽에서 불고 있는 K팝 열풍이 인터넷에 기반한 소수의 광적 흥분이라는 일각의 지적도 있지만 대중음악 인프라가 월등한 일본에서 K팝이 경쟁력을 갖고, J팝을 이미 소비했던 유럽에서 K팝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은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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