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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박스>“진상 고객이 좋다” 난 프로캐디
이젠 나이가 들어서 원라운드를 선호한다기보다는 캐디생활을 오래 하게 되면 몸을 사리게 됩니다. 10번 범면을 탈 것을 5번으로 줄어들고, 진심 어린 웃음과 고객들과의 교감도 감소하게 되고….

근데 우습게도 투라운드 끝날 때보다 원라운드 끝날 때가 더 힘이 빠지고 체력도 심하게 고갈되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원라운드 때야말로 최고의 컨디션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하니까 그런 듯합니다. 그래서 난 아무리 돈이 좋아도 투라운드를 기피합니다. 요즘은 대기 바꿈제가 생겨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답니다. 대기를 바꿔가면서 투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고, 내 대기 투라운드는 번호 대기니까 하고, 뭐 대충 이런 식입니다.

나는 좀 까다로운 고객을 만나면 무조건 내 편으로 만들어서 꼭 악수하고 나의 서비스가 맘에 들게끔 하는 근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난 평범한 고객보다는 진상 손님이 좋습니다. 흔히 그 골프장에서 유명한 까다로운 고객님과의 라운드를 더 좋아합니다. 그분들을 내 편(?)으로 만들면 그 희열이란 정말 말도 못합니다.

그러면서 그분들도 차츰 매너도 좋아지고 캐디들과도 소통을 조금이나마 하시는 걸 보면서, 고객님은 내가 하기 나름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얼마 전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을 봤는데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만약 캐디 서바이벌이 있다면 난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꼴찌여도 무관하고(이왕이면 1등이면 더욱 좋겠죠) 얼굴과 몸매는 못났지만 다른 것으로 채우면 되니까요. 부족하지만 난 누구보다 자신 있습니다. 골프를 사랑하고 골퍼들을 사랑하니까 죽어라 하고 이겨 보일 것입니다. 지인들은 이제 캐디는 할 만큼 했고 경력도 있으니 마스터나 강사에 도전하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난 아직도 캐디를 하는 내가 정말 좋습니다. 마스터나 강사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오겠지만, 그 자리에 가면 다시는 캐디는 못할 거란 생각 때문입니다.

이 땅의 모든 캐디여~. 이미 서바이벌은 시작됐었습니다. 최고의 1인자를 위해 모두 파이팅합시다!!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이프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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