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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문화>입방정 대마왕 트럼프…‘훅’가게 생겼다?
차기 유력한 美 대선주자

잇단 독설에 비난 타깃

오바마엔 출생의혹 제기

백악관 만찬서 복수(?) 당해

로버트 드니로·셰어도 쓴소리

연예계서도 ‘동네북’ 조짐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 출마한다는데) 사태의 요지는 뭘까. 바로 미친 짓이라는 것.”(로버트 드니로)

“도널드 트럼프는 허풍선이 머저리(pompous a**hole).”(셰어)

차기 대선에서 미국 공화당 경선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부동산 재벌이자 TV쇼의 진행자인 도널드 트럼프(65)가 최근 미 정가와 연예계에서 ‘동네북’이 되고 있다. 공화당의 ‘잠룡’들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트럼프지만 그가 연일 쏟아내는 독설과 주장은 오히려 유력 인사들의 비난 타깃이 되고 정치를 희화화하는 ‘우스개’ 취급을 당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에게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을 퍼부은 장본인은 팝스타 셰어다. 셰어는 지난달 27일 트위터에 “내가 트럼프를 아스펜에서 만났을 때 그는 D컵의 영계(chick)를 데리고 왔더라”며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이 트럼프를 완전히 멍청이라 생각했다”고 머저리(asshole)라는 비속어까지 동원하며 힐난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트럼프는 지도 없이는 자기 엉덩이도 찾지 못할 위인이며 비열하고 나쁜 배우일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주장 중 가장 큰 비난의 표적이 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가 미국(하와이)이 아닌 케냐라는 의혹을 제기한 부분이다. 미국에선 미국 태생이 아니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또 오바마가 명문대(컬럼비아, 하버드 로스쿨)에 갈 실력이 안 되는 형편없는 성적의 학생이었다는 것도 트럼프의 정치적 공격 중 하나였다.

미국의 코미디언인 제리 사인펠트는 이른바 ‘버서’(birther)라고 불리는, 오바마의 출생지 관련 의혹 제기자들에 편승한 트럼프에 대해 “모든 코미디언이 도널드 트럼프를 사랑한다. 만약 신께서 우리 코미디언들에게 인간을 창조할 능력을 주셨다면 그 첫 번째는 도널드 트럼프일 것”이라며 “그는 코미디에 내린 신의 선물”이라며 조롱했다. 최근 엽기적인 언행으로 미국 연예계에서 ‘4차원 스타’로 뜬 찰리 쉰조차 “트럼프가 나에게 ‘짝퉁’ 보석을 선물이랍시고 주려했다”고 비난에 가세했다.

할리우드에서 존경받는 중견 배우 로버트 드니로도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점잖게 타일렀다. 그는 “누구라고 말할 순 없지만 최근 뉴스에 나온 어떤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진실을 알지도 못하고 떠들어대는데 입방정을 떨기 전에 먼저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로버트 드니로는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언행에 대해 “미친 짓”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나는 드니로의 연기를 좋아하지만 그가 인터뷰를 할 때나 그의 다른 일들에 대해서조차 앨버트 아인슈타인으로 대할 필요는 없다”며 발끈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제기하고 공화당의 또 다른 대선 주자로 꼽히는 새러 페일린까지 가세했던 오바마 출생지 의혹은 결국 백악관이 대통령의 출생기록부를 공개함으로써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만찬에서 트럼프를 면전에 두고 그를 조롱하는 유머를 퍼부어 다시 한 번 ‘정적’을 ‘확인사살’했다. 오바마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백악관이 변화할 것”이라며 백악관 잔디밭에서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이 뛰노는 사진을 보여줘 트럼프의 여성편력을 빗댔다. 또 “출생기록부 공개를 이끌어낸 그는 이제 달착륙의 진실 여부 등 다른 일들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비꼬았다. 이날의 백미는 오바마 자신의 ‘출생장면’이라며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에서 아프리카의 새끼사자가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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