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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 하이브리드 사야하나? 수입 디젤 사야하나?
고급 대형차 시장에서나 맞붙었던 국산ㆍ수입차의 경쟁이 중형차급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그것도 ‘친환경’이라는 주제 아래 국산은 하이브리드, 수입은 클린디젤을 앞세우면서 진검승부가 시작되는 분위기다.

지난 2일 현대ㆍ기아차는 대표 모델인 쏘나타와 K5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나란히 출시했다. 쏘나타ㆍK5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엔진인 뉴 2.0 하이브리드 엔진에 30㎾급 전기모터를 결합해 엔진과 모터출력을 합쳐 최대 191마력의 파워를 자랑한다. 쏘나타와 K5의 동급 가솔린 모델의 최대출력(165마력)보다도 한 수 위다.

가장 관심을 끈 연비는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61% 높은 21㎞/ℓ다. 국산차 중 연비가 가장 높은 경차 ‘모닝’(19㎞/ℓ)보다도 뛰어난 수준이다.

이들 하이브리드 차량은 시속 20㎞ 이하 저속주행에서는 전기모터만 작동된다. 때문에 엔진 구동이 없어 보행자들이 차량 접근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비해 ‘가상 엔진음’까지 만들었다는 특성이 눈에 띈다.

같은 날 폭스바겐코리아는 0년 만에 새로 내놓은 ‘뉴 제타’를 출시했다. 공교롭게도 쏘나타ㆍK5 하이브리드 모델과 같은 날 출시한 것이다. 과거 수입차 업체들이 국산차 업체의 출시날은 일부러 피해서 행사를 잡던 것과는 사뭇 다른 자신감을 보여준 대목이다.

1600㏄와 2000㏄ 두가지 모델로 출시된 신형 제타는 기존 모델에 비해 전장 길이가 9㎝나 더 커지면서 국산 중형차급 차체를 확보했음에도 연비에 있어서는 하이브리드를 능가하는 22.2㎞/ℓ로 눈길을 끌었다. 배기량에 차이는 있지만 디젤엔진을 사용했음에도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의 공인연비를 신형 제타가 뛰어넘은 셈이다.

이는 7단 DSG 변속기를 비롯한 폴크스바겐 특유의 블루모션 테크놀로지가 적용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21g/㎞로 낮아진 덕분이다. 실소비자들의 차량 운전습관에 따라 하이브리드 혹은 디젤엔진과의 궁합이 전혀 다르게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수행됐다. 1979년 데뷔 이래 전 세계적으로 960만대 이상 판매된 폭스바겐의 베스트셀러 제타는 기존 모델의 경우 중형세단인 파사트와 준중형해치백 골프의 중간 단계의 어중간한 디자인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폴크스바겐그룹의 디자인 총괄 발터 드 실바와 브랜드의 디자인 책임자 클라우스 비숍이 만들어낸 새로운 디자인 DNA는 우아하면서도 남성미가 느껴지는 실루엣으로 다이내믹함을 강조했다. 크기도 4645㎜의 전장으로 이전 세대 제타와 비교해 9㎝ 길어졌다. 골프(4200㎜)와 파사트 (4770㎜)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독립적인 모델로 자리잡은 것이다.

쏘나타ㆍK5 하이브리드는 디자인에서는 큰 변화를 찾기 힘들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차량 전면부 라디에이터에 벌집모양의 헥사곤(6각형) 그릴을 적용했고, 리어콤비램프에 발광다이오드(LED)를 첨가한 정도다. K5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리어 스포일러를 바꿨고,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럼을 부착한 것으로 차별화를 강조했다.

쏘나타의 경우 전장이 4820㎜로 제타에 비해 17㎝가량 더 크지만 전폭에서 4㎝가량 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탑승자가 실제로 느끼기에는 엄청난 차이로 다가서지 않는다.

가격은 신형 제타모델이 1.6 TDI 블루모션의 경우 3190만원, 2.0 TDI 모델은 3490만원인 반면,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정부 세제 보조를 받으면서 3000만원 이하로 구매가 가능해졌다. 원래가격이 3000만원을 넘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프리미어’는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세제혜택을 받아 2975만원에 살 수 있다. 이후 취득세 140만원을 감면 받아 총 구입비용은 3043만원이다.

예년과 같으면 수입차와 국산차, 준중형차와 중형차 등으로 확연히 구별되는 시장이었지만 그 경계선이 모호해지고 있다. 3000만원대 초반의 자금으로 경제성 좋은 신차의 구입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정말 고민에 빠지게 됐다.

<윤정식 기자@happysik>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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