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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펀드는 지금 변신중…ITㆍ금융으로 주도주 넓힌다
펀드가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문제는 펀드가 아니라, 환매다. 대부분의 펀드 매니저들은 환매가 나오니까 내다파는 것일 뿐, 돈만 들어온다면 주식을 더 사고 싶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존 주도주인 자동차와 화학에 대한 기대감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새로운 말로 갈아타 수익률을 제고해보자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거래소 통계를 보면 투신권은 연초 이후 지난달까지 무려 5조989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중 대부분인 4조6129억원이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향해 치솟은 4월에 집중됐다. 지난달 투신권이 매수 우위를 기록한 날은 딱 하루뿐이다. 그래도 펀드들의 시각은 긍정적이다. 환매에 따른 대응일 뿐 시장 자체를 나쁘게 보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운용사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환매가 몰린 대형 자산운용사의 주식매도는 대부분 펀드환매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향후 4~5년 동안 장기 상승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시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주식형펀드의 주식 편입비중은 90% 안팎으로 금융위기 이후평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환매의 주범은 얼핏 개인들로 보이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었다. 지수상승으로 펀드 수익률이 목표했던 수치에 가까워지면서 일부 기관들이 자금회수에 나서고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단기 급등에 따른 쉬어가는 국면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라는 게 매니저들의 시각이다.

전정우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1본부장은 “단기간에 급등한 자동차, 화학 등 기존 주도업종이 쉬어가면서 시장 전체가 단기 조정 국면을 보일 수 있다. 그동안 시장 대비 못 오른 업종들 중에서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는 금융과 건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일부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건설과 조선업종은 이미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금융주는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IT업종은 지금이 바닥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주도주 비중을 줄이는 데는 수급 부담도 일부 작용했다. 기관과 외국인, 랩어카운트와 랩어카운트 추종 자금까지 일제히 주도주만 집중 매수했기 때문에 이들이 차익실현에 나선나면 수급상황은 예상보다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주도주 차익실현의 후폭풍을 선제적으로 줄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임정석 산은자산운용 리서치센터장 및 주식운용본부장은 “주도주에 대한 수급 악화의 반사적 흐름으로 최근 금융이나 건설, 조선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남은 상반기 동안은 이런 소외주들의 반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럼 언제쯤 펀드로 다시 돈이 들어올까.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환매 자금이 예전과 같이 조정시 들어올 대기자금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랩어카운트나 직접 투자 등 다른 상품으로 흘러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산은운용 임 본부장은 “일단 코스피지수가 2200선에 안착하면서 펀드환매는 잦아들겠지만, 랩어카운트 등 대안상품을 감안하면 지수가 본격적으로 상승탄력을 받을 하반기 쯤에야 펀드로도 자금이 점차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안상미 기자 @hugahn>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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