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8일 “정상적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장에 대해서는 은행이 적극 나서 대출 만기 연장과 신규 자금 지원에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KB 우리 신한 하나 산은지주 등 5개 금융지주 회장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PF 사업장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며, 정상사업장에 대해선 은행이 우선적으로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삼부토건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과정을 지켜보면 건설사의 PF에 대해 (은행)지원이 소극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이런 부분이 건설사의 경영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은행들이 신규 PF 대출에 소극적이고 만기가 돌아온 PF 대출을 지나치게 회수해 건설사의 자금난을 가져오고 있다는 인식에 바탕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과 금융지주의 거물들이 급하게 모였다. 갑자기 모인 인물들의 비중만큼이나 사태가 심각하다는 걸 방증한다. 사진 왼쪽부터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산은 지주 회장, 김승유 하나지주 회장, 김석동 금융위원장, 이팔성 우리지주 회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 박해묵 기자/mook@

이와 관련해 권 원장은 “부동산 PF 부실채권의 원활한 처리에 특화된 민간 배드뱅크(Bad Bank)가 조기 가동할 수 있도록 은행들이 적극 참여해 달라”고 주문했다. 배드뱅크는 PF 대출 규모에 따라 금융회사들이 일정금액을 출자, 특수목적회사(SPC) 형태로 설립되며, 금융권의 PF 부실채권을 인수하게 된다.

한편 김 위원장은 현대캐피탈 해킹과 농협 전산마비 등 금융회사의 전산보안 관련 문제에 대해 “고객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회사에 생명 같은 전산시스템의 문제가 발생해 국민의 불편을 초래하고 걱정을 끼친 점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T 보안 예산 및 전문인력을 확충해 사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며 “특히 대형 금융회사들은 IT 보안과 관련한 핵심사안을 외주업체에 일임하지 말고 직접 챙겨야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재섭 기자/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