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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티오피아ㆍ아이티ㆍ일본...팝스타들은 이렇게 모였다
어느덧 한 달이 훌쩍 지났다. 일본 열도를 쓰나미가 뒤덮은 뒤로부터 지나온 숫자가 벌써 30을 넘어섰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찾아온 방사능 공포는 세계인을 다시 한 번 놀라게했다. 아직도 이날의 불안과 충격은 여전하다.

‘악몽’이라는 글자로 새겨진 3월 11일 대지진은 세계인들의 시선을 아시아의 섬나라로 모았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부터 팝스타 신디로퍼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지원과 위로가 끊이지 않았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배우들은 일본인에게 희망의 메시지와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팝스타들은 노래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했다.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주축이 돼 발매한 컴필레이션 앨범 ‘송스 포 재팬(Songs for Japan)’이 바로 그것이다. 이 앨범은 지난달 25일 온라인으로 발매되며 4월 첫주 디지털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빌보드차트에서다. 꽤 괜찮은 성과였다.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앨범은 아니었지만 세계적인 팝스타의 인기곡들이 수록된 이 앨범은 기존의 인기곡을 한 장으로 들을 수 있다는 합리성에 ‘희망’이라는 ‘의미’를 덧댔다. 앨범에는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과 U2의 ‘워크 온’(Walk On), 레이디 가가의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 마돈나의 ‘마일스 어웨이’(Miles Away) 등 38명의 아티스트의 히트곡이 담겼다. 팝스타들이 자신들의 노래에 대한 저작권 사용료 없이 히트곡을 수록하도록 한 앨범이기도 했다.

노래로 희망을 전하고자 했던 팝스타들의 울림은 비단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그것을 숫자로 계산한다면 이미 37년을 앞질러간다. 지구촌 어딘가에 재난이 닥쳐올 때 세계는 마침내 하나가 되려 했다. 1984년 검은 대륙 에티오피아를 대기근이 휩쓸었을 때, 지난 2010년 아이티에 대지진이 찾아왔을  때 팝스타들은 하나의 목소리를 냈다.

▶ 1984년 Band Aid, ‘Do They Know It’s Christmas?’=1984년 검은 대륙 에티오피아는 세계적 화두였다. 식량부족으로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던 이 땅에서는 만성적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 극심한 기아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보이는 전부였다. 영국 BBC를 통해 서방 언론에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에티오피아 지역의 기근 발생 뉴스에 먼저 움직인 것은 영국의 아티스트들이었다. ‘우리는 하나’ 임을 일깨운 첫 번째 조우였다.


1984년 영국의 록가수 밥 겔도프(Robert Frederick Xenon Geldof)가 주축이 된 영국의 아티스트들은 ‘Do They Know It’s Christmas?(그들은 크리스마스를 알까)’라는 자선 앨범을 발표하며 에티오피아를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그룹의 이름도 무척 노골적이었다. ‘도움’ ‘원조’라는 뜻의 Band Aid.

밥 겔도프에 미지 유어(Midge Ure),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록가수 U2의 보노, 듀란 듀란, 스팅, 보이 조지 등이 이 노래를 불렀다. 음반은 발매 첫 주부터 1위에 오르기 시작. 결국 유럽 넘버 1위, 미국 빌보드 13위에 이르는 성과를 냈다. 3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이 음반으로 800만 파운드란 기금이 모였다.

▶ 1985년 USA 4 Africa, ‘We are the world’ =밴드 에이드의 성과에 자극을 받은 미국의 음악인들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1985년 1월 28일 세계 최고의 가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이 노래를 녹음하기 위해서였다. ‘에티오피아 빈민 구호 활동’이라는 명목 아래 가수이자 인권 운동가인 해리 벨라폰테가 무보수로 자선 앨범에 동참할 45명의 뮤지션을 모았다. 프로젝트 그룹 ‘USA 4 Africa’가 세상에 고개를 내밀게 된 역사적 계기였다. 여기에서 ‘USA’는 United States of America가 아닌 ’United Supported of Artists’였다.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가 공동 작사·작곡한 ‘We Are The World’에는 이름만으로도 근사한 수식어가 필요없는 가수들이 모두 모였다. 두 사람을 비롯해 스티비 원더, 폴 사이먼(Simon & Garfunkel의 멤버), 케니 로저스, 제임스 잉그램, 티나 터너, 빌리 조엘, 다이에나 로스, 디온 워윅, 윌리 넬슨, 알 자로우, 브루스 스프링스틴, 케니 로긴스, 스티브 페리 (Journey의 보컬), 대릴 홀, 휴이 루이스 (Huey Lewis & The News의 보컬), 신디 로퍼, 킴 칸스, 밥 딜런, 헤리 벨라폰트, 레이 찰스 등이 7분 30초의 곡을 자잘하게 쪼갠 파트에 목소리를 내밀었다.

빌보드 1위 석권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700만 장이 팔린 이 노래는 3000만 달러가 넘는 수익금을 벌어들였다. 1985년 4월 5일 전세계 8000여개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동시에 전해지기에 이른다. 그리고 스티비원더의 이 말은 아직도 세계인의 가슴에 낙인처럼 새겨졌다.

“우리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이 노래를 통해 진정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요.”

▶ 1985년 Nothern Lights, ‘Tears are not enough’ =영국, 미국에 이어 캐나다로 자리를 옮기면 ‘Nothern Lights’가 눈에 띈다. 이 역시 같은 해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에티오피아를 위해 캐나다 출신의 뮤지션들이 한 데 모여 ‘Tears are not enough’를 불렀다.

브라이언 애담스를 주축으로 닐 영, 앤 머레이, 코리 하트 등이 모여 부르게 된 이 곡은 따로 발매된 앨범은 아니었다. ‘We are the world’에 수록된 곡으로 당시 LP기준 B면의 첫 번째 곡이었다. A면의 머리 곡은 ‘We are the world’였던 것으로 생각한다면 두 곡은 나름의 대구를 이룬다.

▶ 1985년, Hear 'N Aid 'Stars' =영국, 미국, 캐나다의 팝스타들이 국기 아래 그들의 이름으로 하나가 됐다면 여기엔 장르로서 하나가 된 이들도 있다. 1980년대 최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던 록스타들은 이제 'Hear ’N Aid'라는 명제 아래 모이게 됐다. 1985년 5월 20일은 그들이 처음 만나게 된 역사적인 첫 날이었다. 이날과 다음날이었던 21일 세계 최고의 록스타들은 미국 캘리포니아 할리우드의 A&M Records Studio에 모여 'Stars'를 불렀다.


켄, 지프리아, 트위스티드 시스터, 나이트 레인저, 저니, 잉베이 맘스틴, 아이언 메이든 등 40인의 록스타들은 이렇게 모였다.

그룹 DIO의 보컬 로니 제임스 디오와 비비안 캠벨, 지미 베인이 공동작업해 검은 대륙을 향해 울리게 된 ’Stars‘의 위엄은 이미 세상을 떠난 스타들이거나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거나 어찌됐건 ’왕년의 록스타‘들의 전성기를 담아내고 있다.

최고의 기타리스트들이 들려주는 불꽃같은 연주와 이 쟁쟁한 록스타들의 강렬한 보컬은 이제 다시 만날 수 없는 최고의 판타지이며 록의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작업이었다. 게다가 이름만으로도 아까운 록스타 빈스 닐  등은 코러스에만 참여했다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이 앨범은 1994년 일본에서 전세계 최초 CD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 2010년, 그날의 영광을 한 번 더...'We are the world-25 For Haiti'=1985년 전세계에 퍼진 희망의 노래는 2010년 다시 한 번 재현됐다. ‘We are the world-25 For Haiti’가 그것이다.

당시 로스앤젤레스 헨슨리코딩 스튜디오에는 이제 시대를 거슬러 팝계를 주름잡고 있는 가수들이 대거 자리했다. 최고의 아이돌 팝가수 저스틴 비버의 목소리로 시작되는 이 곡에는 메리 제이 블라이즈, 핑크, 셀린 디옹, 레이디 가가, 스눕독, 제이슨 므라즈, 뮤지끄 소울차일드, 나탈리 콜, 조나스 브라더스, 카니예 웨스트, 토니 베넷, 제니퍼 허드슨, 에이콘, 어셔, 릴 웨인 등 선배들 못지 않는 조합으로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모였다. 윌 아이엠과 스눕 독은 랩으로 노래에 참여했다. 지난해 지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에 앨범 판매 수익금을 전달하기 위해 다시 녹음된 것이다.

2010년판 'We are the world'에서 마이클잭슨은 이 노래를 녹음하기 몇 달 전 세상을 떠나 85년 버전을 옮겨왔고, 제이미 폭스는 원곡에서 레이찰스의 창법으로 후반부를 이어 불렀다. 이 곡에 참여한 가수 와이클리프 진의 경우 아이티 출신이었기에 노래에 참여하며 각별히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 자리에 모인 후배 가수들은 이 경건한 노래를 부르며 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곡을 다시 부르는 것은 “음악인으로서 최고의 영광”이라고 말이다.

▶ 2010년, Everybody Hurts 'Helping Haiti'=
아이티를 돕기 위해 소리를 모은 쪽은 또 있었다. ‘We are the world-25 For Haiti’에 참여하지 않은 대부분의 팝스타들은 이제 ‘Helping Haiti’라는 이름 아래 모여 ‘Everybody Hurts’를 불렀다.

레오나 루이스의 목소리로 시작하는 이 노래에는 머라이어 캐리, 본 조비, 로비 윌리엄스, 카일리 미노그, 미카, 수잔 보일, 제임스 모리슨 등 앞서 있는 두 곡의 노래에 전세계 팝시장을 아우르고 있는 모든 가수들이 참여했다. 특히 이 곡에는 영국 출신의 가수들이 더 많이 참여했다는 점도 눈에 띄고 있으며 마일리 사이러스의 경우 양쪽 모두에 목소리를 실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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