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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토피 첫째 아이가 걸릴 확률 더 높다
중대병원 서성준·이갑석 교수팀 초중생 4311명 조사 결과 주목
형제·친구들과 부대끼며 생활

흙장난 아이일수록 발병률 낮아



생후 초기 항생제 남용

지나친 위생관리땐 더 노출




긁어도 긁어도 가려운 소아 아토피, 가렵다고 칭얼대는 아이를 보는 엄마 마음도 쓰리고, 아무리 긁지 말라 해도 긁다가 덧나는 아이를 보면 속상하다. 문제는 원인을 찾아내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엔 어렸을 때 자녀들이 많거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자라난 아이들일수록 아토피에 덜 걸린다는 소위 ‘위생가설’이 사실임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나와 화제다.

▶110만명 넘은 아토피 환자 11세 이하 아동 5명 중 한 명은 아토피=아토피 피부염 질환자는 2008년 현재 118만명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가 1~11세에 집중돼 있다.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2006~208년)에 따르면 1~5세는 전체의 19.2%, 6~11세는 18.2%에 달해 1~11세는 5명 중 한 명이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치로만 본다면 2000년 이후 환자 수는 크게 늘거나 줄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1.15명(2009년 기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제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토피 식구가 적을수록, 첫째 아이일수록 잘 걸려=아토피 질환의 발병이 자녀 수에 따라 그 확률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흥미롭다.

중앙대학교병원(원장 김성덕) 피부과 서성준, 이갑석 교수팀은 2009년, 2010년에 걸쳐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1~2학년 학생 2832명과 중학교 1학년 학생 1479명을 대상으로 아토피 질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 중 첫째라고 답한 사람의 약 71.71%, 둘째라고 답한 사람의 59.85%, 셋째라고 답한 사람의 38.89%가 아토피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중학생 중 첫째라고 답한 사람의 약 40%, 둘째라고 답한 사람의 30.45%, 셋째라고 답한 사람의 18.82%가 아토피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나면 오히려 아토피로 고생할 수 있다. 흙장난 등을 통해 적당히 외부 균들의 침입을 유도하고, 그에 따라 면역체계를 길러줘야 아토피 예방이 가능하다.

이는 ‘가족단위가 커지게 되면 형제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그만큼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 아토피 질환의 예방인자로 작용해 아토피에 걸리게 되는 비율이 적어진다’는 소위 위생가설을 뒷받침해주는 연구결과로 볼 수 있다.

면역적인 측면으로 생각해 본다면, 아이들은 생후 1년간 ‘알레르기 면역’이 중심을 이루고, 이후 ‘항바이러스 면역’반응으로 성숙되는데, 지나친 위생과 적은 가족 수, 생후 초기의 항생제 등은 면역성숙과정을 늦추게 됨으로써 천식이나 아토피피부염, 비염 등의 아토피 질환에 걸리게 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서성준 교수는 “어릴 때 흔한 감기를 자주 앓을수록 커서 천식에 걸리게 될 확률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처럼, 지나친 위생관념은 다른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은 줄이지만, 아토피 질환에는 악화인자가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집단생활, 흙과 함께하는 생활이 아토피 줄여
=될 수 있는 한 많은 사람들과 초기부터 접촉시키는 편이 아이의 아토피를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많은 연구 자료는 태어나서 호흡기 질환이나 홍역을 앓은 아이들, 그리고 어려서 많은 친구나 형제들과 부대끼며 자란 아이들이 아토피를 앓을 확률이 낮다는 점을 지적한다. 반면, 어려서 항생제를 사용한 아이들은 아토피에 걸릴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또한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도 아토피는 심해질 수 있다. 2007년 이스라엘의 한 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환경성질환인 천식의 경우 17세 청소년 15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소득 계층은 14%, 저소득층은 3%가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하늘마음한의원 대구점 황문제 원장은 “아토피는 농촌보다는 도시에서, 후진국보다는 선진국에서 잘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감기와 같은 잔병은 약 없이 이겨내는 시골아이들이 아토피에 대해 강하다는 점은 면역력 약화가 아토피를 부른다고 해석이 가능하며, 결국 면역력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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