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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편의 연극처럼 다가오는 이소연의 낯선 그림
치켜 올라간 눈매의 ‘날선 인물’을 그리는 화가 이소연이 서울 청담동의 조현화랑 서울(대표 조현)에서 14일부터 개인전을 연다. 전시타이틀은 ‘Deer Forest’.

독일 뮌스터 국립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뒤셀도르프에 거주하며 작업했던 이소연은 언제나 스스로를 그린다. 그런데 그 인물은 범상치 않다. 가는 눈은 맹수처럼 화면 밖을 쏘아보고, 동그란 이마, 뾰족한 턱의 상기된 얼굴은 기이하면서도 아름답다. 인물은 당당하게, 때론 우스꽝스럽거나 부자연스런 포즈를 취한다. 그리고 의상, 액세서리, 배경이 어우러지며 낯선 장면을 연출한다.

이소연의 이런 그림이 나온 것은 10여년의 독일에서의 생활 때문이다. 이 시기 작가는 동질성과 이질성, 친밀함과 낯섦, 유동적인 경계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결국 작가는 스스로를 캐릭터해 일상과 기억을 환기시키며 자신의 내적 삶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작품 속 공간은 여행을 즐기는 작가가 실제로 방문했던 곳들이다. 작가는 특정장소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기억 속 감정과 이미지를 작업의 단초로 삼는다. 그것에 연관된 의상과 소품을 조합해 한편의 드라마처럼 작품을 구성하는 것.

표제작 ‘Deer Forest(사슴숲)’는 가로 3.5m에 이르는 대작으로, 아름다운 사슴숲에서 피리를 부는 작가의 모습이 ‘서늘한 환상동화’인 양 다가온다.

그의 작품은 국내외 미술관 전시와 아트페어에서 선보이며 많은 관심을 끌어왔다. 이번에는 지난 2007년 독일에서의 개인전 이후 제작한 근작과 신작을 출품했다.

아트디렉터 김정연 씨는 “이소연의 그림은 방향도 시각도 청각도 사라져버린 듯한 차가운 작품이다. 다양한 상징적 사물들이 교체되지만 관람객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날카로운 눈, 지극히 경직된 무표정은 변하지 않는다. 또 변화하는 요소들, 즉 배경, 어항, 피리, 편지, 새장, 장갑 등의 소품은 작품에 암호처럼 존재하며 다른 상징과 다른 의미를 만들어낸다”고 평했다. 전시는 오는 5월 15일까지. (02)3443-6364 <사진제공=ⓒ이소연, 조현화랑>

이영란 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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