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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대지진>“2개월 아기 빨리찾아 안아주고 싶다˝ 애절한 부모
피도 눈물도 없이 잔혹했던 쓰나미가 생후 2개월된 아기도 예외없이 앗아갔다.

이와테(岩手)현에 사는 다케다 도시노리(武田俊仙ㆍ32)씨는 아내 사치코(28)와의 사이에서 2개월된 아들 류세(龍征)군을 뒀다. 하지만 태어난지 두달만에 생각지도 못했던 대쓰나미가 젖먹이 아들을 흔적도 없이 데려간 슬픈 사연을 마이니치신문이 11일 보도했다.

“하루 빨리 찾아 꼭 안아주고 싶다˝ 젊은 부부는 눈물로 뒤덤벅이 된 채 매일 현장과 시신 안치소를 찾아헤맨다.

사치코 씨는 무너진 집더미 속에서 흙투성이가 된 휴대용 카메라를 주워올려 남편에게 보여줬다. 지진 발생 이후 벌써 4주째였다. “카메라 화상이 남아있으면 좋으련만˝ 오랫만에 미소를 띴다.

사치코 씨는 지금까지도 자신을 나무랐다. “왜 하필 그때 쇼핑하러 갔을까˝ 되뇌이면서.
한 달 전 그는 아기 류세와 애견 쇼코라를 데리고 이와테 현 미야코(宮古) 시에 있는 시댁을 방문했다. 시어머니 아이코(愛子ㆍ62)씨에게 아들과 개를 맡기고 점심시간이 지나 시내 외출을 갔다. 쓰나미 피해로 도로가 막혀 시댁에 돌아온 이틀이 지난 후였다. 아무도 없는 난장판이 된 집 앞에 섰다. “대피했을지도 몰라˝ 라고 생각했지만 곧바로 시어머니와 애견의 시신이 눈에 들어왔다. 절망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아들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08년 결혼,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들 류세 군이었다. 어렵게 얻은 아들이었기에 이름도 강하게 키우겠다는 뜻을 담아 지었다. 젊은 부부에게서 저절로 ‘아~’ 하는 탄식의 소리가 나왔다. 기저귀를 갈 때, 옷을 스스로 벗으려는 시늉을 할 때의 모습 등 막 태어난 아이가 보여준 미소는 이루 다 셀 수가 없었다.

그날 이후 현장과 시신안치소, 근처의 대피소를 돌아다니며 찾고 있다. 좀 닮았다는 아이의 시신 소식을 들으면 100km 떨어진 오후나토(大船渡)시 근처 안치소까지도 단숨에 달려가곤 했었다. 아내 사치코씨는 꿈에 가위눌림도 종종 있었다.

카메라를 찾은 그날 밤 집에서 컴퓨터로 남아있던 영상을 재생했다. 오랫만에 아이의 목소리를 들었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손발을 휘젓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성장기의 모습이 약 30분간 녹화돼 있었다. “이 모습으로 되돌려 준다면…˝ 눈물이 그치질 않았다.

부부는 희망을 버리진 않았지만 각오도 하고 있다. 사치코씨가 들고 있는 가방에는 아기의 옷과 기저귀가 들어있다. 찾으면 바로 갈아입힐 준비를 해서 다닌다.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혼자서 무서웠지? 이젠 춥지않아˝ 라며 오늘도 이런 말을 하며 걷는다.

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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