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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사능오염 확산·여진 공포…‘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각지 이재민 20만명 육박

비좁은 대피소서 물자부족 허덕


후쿠시마원전 사태수습 갈팡질팡

방사능 확산 지구촌 문제로


후쿠시마(福島) 현은 유령도시가 됐다. 원전 사태로 인한 방사능 공포로 인적 끊긴 항구에는 한 무리의 까마귀떼가 흉흉하게 하늘을 날고 있을 뿐이다.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됐지만 아직도 재앙은 끝나지 않았다. 3ㆍ11 대지진과 쓰나미는 태평양 연안 3개 현(미야기, 이와테, 후쿠시마)을 초토화시키면서 2만7000여명이라는 인명피해를 냈다. 7일 현재 공식 집계된 사망자 수는 1만2690명ㆍ실종자 수는 1만4736명에 이른다. 20만명에 가까운 피난민들은 아직도 비좁은 대피소에서 물자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원전 사태수습 오리무중=일본 대지진과 뒤이은 쓰나미가 시ㆍ청각적 충격을 주는 참상을 가져왔다면 3차 충격파는 전 세계에 방사능이란 ‘조용한 공포’를 몰고 왔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지진 발생 하루 만에 1호기 수소폭발을 시작으로 2~4호기에서 잇따라 화재와 폭발사고가 나면서 대재앙의 서막을 알렸다. 원자로 외벽 및 격납용기 등이 파손돼 플루토늄과 요오드131, 세슘 등 유해한 방사성 물질이 대거 누출됐다. 더 큰 문제는 전력공급이 끊기면서 냉각펌프 가동이 멈춘 것이었다.

냉각수 수위가 줄어들어 핵연료봉이 공기 중에 노출됐고 원자로 내부 온도가 올라가 핵연료봉 용융마저 의심됐다. 체르노빌 참사에 준하는 대규모 방사성 물질 유출 우려가 제기된 시점이다. 도쿄전력이 전력복구 작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방사능 오염수 처리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2호기 터빈건물 지하에 보관돼 있던 고농도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 인근 해역에서 기준치의 750만배나 되는 요오드131이 검출되는 등 해양오염 우려가 현실화됐다. 현재 도쿄전력은 오염수 보관을 위해 철제인공섬인 메가플로트와 유조선 등을 확보하고 연료봉의 수소폭발을 막기 위해 1~3호기에 대한 질소 주입에 나섰다.

▶방사능 오염사태 확산일로=지난 4일과 5일 이바라키 현 앞바다에서 잡은 까나리에서 1㎏당 4000Bq(베크렐)이 넘는 요오드와 기준(500베크렐)을 초과한 526베크렐의 세슘이 첫 검출되면서 방사능 오염 식품에 대한 공포가 본격 확산됐다. 후쿠시마 현과 인근 이바라키 현, 지바 현에선 수산물 가격이 폭락하면서 조업을 포기하는 이들이 속출했다. 원전에서 고농도 오염수 유출은 중단됐지만 7일 2호기 취수구 부근 바다에서 기준치의 14만배에 달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등 환경오염 심각성은 여전하다.

토양오염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 사이 후쿠시마 현 내 70개소 농지를 조사한 결과, 원전에서 40㎞ 떨어진 이다테(飯館) 마을에서 토양 1㎏당 1만5031Bq의 세슘이 검출됐다. 이는 통상 농도의 150배에 달하는 수치다. 7일 후쿠시마 산 시금치에서 기준치의 44배에 해당하는 방사성 세슘이 검출되면서 원전 인근 산 식품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8일 현재 일본산 식품의 수입을 금지한 국가는 총 25개 나라다.

유지현ㆍ천예선 기자/prodi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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