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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례 좌담회>“국가간 통상가교役 확대…한·중 FTA로 실리 찾아라”
<성숙한 세계국가 도약을 위한 9대 전략>선진 통상국가로의 도약
한국 빈곤국가 탈피 경험 전수

ODA 등 개도국에 맞춤형 지원을


세계무역 공급사슬서 중국이 정점

대중무역 비중 확대 바람직

올해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우리는 세계무대에서도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지속 성장의 연장선상에서 글로벌 무대의 선진 한국의 과제를 점검하는 ‘성숙한 세계국가 도약을 위한 9대 전략’ 세미나의 첫 번째 주제는 선진 통상국가로의 도약이다. 대외통상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우리는 향후 성장동력도 통상에서 찾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세계무대의 중심에서 국가 간 통상 문제에 있어 발언권을 높이고 G20 국가로서 가교 역할을 하는 한편,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실리를 찾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선진 통상국가의 정의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떤 역할을 더 해야 할까요.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이하 정 교수)=세계 통상의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한국이 더 잘해야 합니다. 우리처럼 무역규모가 10위권으로 들어간 나라는 다자체제 발전에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국제사회에서의 신뢰도 중요하죠. 우리가 브리지(Bridge) 역할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현재로서는 말에만 그칠 공산이 큽니다. 대부분 통상문제인데 ODA(공적개발원조) 등 개도국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중요해집니다.

▶현정택 무역위원회 위원장(이하 현 위원장)=선진국의 핵심은 소프트웨어입니다. 네덜란드는 아무것도 없는데 5개국어를 하면서 해외를 다니는 히딩크 같은 사람이 나옵니다. 그런 사람을 양성하는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정치ㆍ경제ㆍ사회의 소프트웨어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서비스 산업이 중요합니다.

ODA는 우리가 직접 빈곤국가를 경험했기 때문에 정말 잘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한국개발원(KDI)과 기획재정부가 하는 KSP(Knowledge Sharing Program)가 좋은 예입니다.

▶이경태 국제무역연구원 원장(이하 이 원장)=우리는 통상대국이지만 선진국은 아닙니다. 선진국 진입은 국민소득이 3만달러는 돼야 하는데 통상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출이 계속해서 양적으로 늘어나는 동시에 질적으로 고도화하면서 내실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또 우리나라의 통상 관련 제도와 관행은 물론이고 경제 전반적인 관행이 합리적으로 되는 소위 정부와 국민 간, 사회구성원 간 신뢰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봅니다. 

무역대국 한국호의 엔진은 역시 통상이며 이 분야 시스템이 선진화되지 않으면 선진국에 이를 수 없다는데 좌담회 참석자들은 의견을 모았다. 사진 좌로부터 정인교 인하대 교수, 현정택 무역위원장, 이경태 국제무역연구원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나라별 FTA는 국가의 발달단계, 규모에 따라 다 다르고 쉽지 않습니다. 어떤 전략이 필요하고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 교수=안되는 걸 내세우면서 하자는 원칙만 강조하고 있는, 현재 한ㆍ중ㆍ일 FTA는 일종의 면피용에 불과합니다. 성사되면 기대이익은 대단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험난하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실제 기대효과는 매우 낮습니다. 현실적으로 이제부터는 개별국가 간 통상문제를 보다 진전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 하지 않나 봅니다.

▶이 원장=한ㆍ중 FTA는 가시권에 들어와 있는데 이게 제대로 시작되면 일본이 몸이 달 것입니다. 한ㆍ중 FTA가 되면 일본도 무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그때 한국이 적절히 역할을 하면 현실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 위원장=중국이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중국이 우리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 중국 내수시장은 급속히 성장할 것입니다. 중국 인구가 연해도시에 3억 정도 되고, 지금도 국민소득이 1만달러 가까이 됩니다. 내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지금 한ㆍ중 FTA를 해야 합니다.

-최근 중국에 대한 수출입 의존도가 높아진 것에 대한 우려는 없습니까.

▶정 교수=당분간 중국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지방의 권한이 워낙 세기 때문에 한ㆍ중 FTA라고 하더라도 베이징과 협정을 체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거기에 대한 검토가 없습니다. 또 한ㆍ중 FTA에 대한 분위기는 개선되고 있는데, 눈앞에 한ㆍ미 FTA가 어른거리고 있는 상황에 이것까지 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큽니다. 한ㆍ미 FTA도 올해 비준이 안되면 또 표류하게 되는데, 지금 MB정부가 극적인 통상정책으로 간다면 한ㆍ중 FTA를 하는 복안이 있어야 하겠지요.

▶이 원장=대중 의존도를 문제로 생각하는 것 자체를 제고해야 합니다. 아시아 지역이 특히 그렇고, 전 세계적으로 보면 서플라이 체인(공급사슬)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중국 경제가 잘못되면 리스크가 크다고 걱정하는데 설령 이것을 낮춘다고 하더라도 중국 경제가 잘못되면 미국도 영향받고 세계 전체가 영향을 받습니다. 다만, 중국과 FTA를 하면서 중소기업 등 영향이 큰 부분에는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현 위원장=대외의존도라는 단어 자체가 문제입니다. 중국 인구가 13억~14억이 되는데 우리는 더 늘려도 괜찮습니다. 그 수치에 신경쓸 필요는 없고, 메이저 시장인 미국ㆍEUㆍ중국ㆍ일본을 지키고 나서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원장=아프리카 시장은 정말 중요합니다. 8억~9억 인구에 평균 5% 성장하는데, 중국은 이미 엄청난 원조를 앞세워서 아프리카 시장을 선점했습니다.

▶현 위원장=국제통상 어젠다를 계속 추적하고 관리하는 상설조직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이벤트는 국력을 집결해서 잘하는데, 늘 밥먹듯이 하는 정기적인 시스템에는 취약합니다.

▶정 교수=정치권과 국민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시의성이 요구되는 통상 문제를 지나치게 정쟁화해서 국가적으로 소모전을 벌이는 것을 자제해야 합니다.

▶이 원장=지난 대선 때 각 후보 공약집을 보면 대외통상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 선진 통상국가가 되겠다면서 통상문제가 대통령선거에서 이슈 자체가 안된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토론참석자>

현정택 무역위원회 위원장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이경태 국제무역연구원 원장

사회 :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현정택 무역위원회 위원장

“무조건 지키자 소극인식 탈피”

현정택 무역위원회 위원장은 “선진 통상국가가 되려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역할, 시스템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외관계를 피해의식에서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 위원장은 “개발도상국으로서 혜택을 받아야 한다든가 하는 인식을 가져서는 어렵다”며 “우리 것을 지키는 것은 선이고 섞이는 것은 악이라는 인식도 아직 남아 있어 외국인 직접투자가 말레이시아ㆍ베트남보다도 훨씬 낮다”고 시급한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이어 그는 선진 통상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로 ▷한ㆍ중 FTA 추진의 중요성 ▷무역구제제도에 대한 전략적 활용 ▷무역조정지원제도의 개선과 적극적 활용 세 가지를 꼽았다.

현 위원장은 “FTA를 통해 관세장벽이 낮아지면 사후적 무역구제 수단이 중요한데, 정부는 컨설팅 자금을 80%까지 지원해주고 시설ㆍ운전자금도 융자해주는 등 여러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농업개방도 자신감 갖고 접근”

“통상에 대한 국민의 높은 의식수준, 정치적 리더십은 선진 통상국가로 가는 데 필수입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강소국이면서 선진 통상국가로 자리잡은 사례를 잘 보고 따라갈 필요가 있다”며 “싱가포르나 칠레는 지도자의 리더십이 강했고, 뉴질랜드는 국민의 컨센서스, 네덜란드나 핀란드는 정부와 민간 간 합의를 통해 발전한 사례”라고 언급했다.

그는 “뉴질랜드의 경우 80년대까지 폐쇄적인 통상국가로 농업도 개도국 이상의 보호막이 있었지만 이를 걷어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인식 아래 당시 취약산업이었던 농업계가 보조금 지급 중단을 주장하며 개방정책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우리도 그간 농업개방을 계속 해왔지만 일부에서 우려한 것처럼 극단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자신감을 갖고 접근할 때”라고 말했다.

이경태 국제무역연구원장

“수출상품의 고급화 주력해야”

이경태 국제무역연구원 원장은 서비스 부문의 수출 경쟁력 제고, 중소기업의 수출 저변 확대 등 수출의 질적 고도화를 선진 통상국가의 과제로 꼽았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 상품수출은 세계 7위지만 서비스 수출은 19위로 무역 10대 국가 중에서 상품수출과 서비스수출 격차가 가장 큰 나라”라며 “상위 10대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7%로 20~30%대의 미국ㆍ일본 등에 비해 매우 높아 외부 충격에 쉽게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수출품목의 다양화 및 수출시장의 다변화도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 시장은 절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고가 제품, 프리미엄 제품을 더 개발해서 공략하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출상품의 실제 가치보다 낮게 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수출상품 고급화와 브랜드 가치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리=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공동기획 : 헤럴드경제ㆍ현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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