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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재보선이 분수령?...공공發 ‘물가 폭탄’ 터지나
물가가 심상치 않다.

고용보험료 인상에 이어 버스, 지하철 요금과 건강보험료까지 줄줄이 올해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이로써 올해는 공공발(發) 물가 불안이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공공발 물가 불안의 신호탄은 고용보험료로, 당장 다음 달부터 고용보험료가 22% 인상된다. 이는 지난 1999년 이후 12년 만에 이뤄진 인상이다.

유가에 이은 공공물가 불안으로 올해 물가는 이래저래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들의 가계에 주름살은 한층 더 늘게 됐다.

▶고용보험료, 내달부터 22% 오른다...12년 만의 인상

당장 다음 달부터 고용보험 실업급여요율이 22% 인상된다.

고용보험 실업급여요율(사용자와 노동자가 각각 50%씩 부담)이 22%(0.9%→1.1%) 인상돼, 월 급여 100만원 당 보험료가 2000원(0.2%포인트) 더 오르는데, 노사가 각각 1000원씩 추가 부담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2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심의,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월 급여 300만 원인 노동자가 매달 납부하고 있는 고용보험료는 다음달부터 1만3500원에서 1만6500원으로 3000원 오른다.

노동부는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데다 최저임금 등 임금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현행 요율을 유지하면 2013년부터 실업급여 적립금 고갈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고용보험법에 따르면 실업급여 연말 적립금 규모는 ‘해당 연도 지출액 1.5배 이상, 2배 미만’으로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2008년 1.6배에서 2009년 0.8배, 지난해 0.6배로 급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업급여 지출이 급증, 적립금 규모가 줄어든 탓이다. 실업급여계정의 적자폭은 △2007년 1069억원 △2008년 3661억원 △2009년 1조5356억원 △2010년 1조1798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노동부 관계자는 “그 동안 기업과 노동자 부담 증가를 우려해 요율 인상을 자제했다”면서도 “이번 요율 인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업급여 지출이 급증하면서 실업급여 재정이 급속히 악화한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올해 ‘버스ㆍ지하철 적자’ 1조원↑...교통요금 인상되나

올해 버스와 지하철 요금도 인상될 조짐이다. 올해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에서 발생하는 적자가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1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기때문. 더욱이 대중교통에서 발생한 적자는 전액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시민들과의 형평성 등을 감안해, 요금인상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지하철 1~4호운영사인 서울메트로, 5~8호선 운영사인 도시철도공사, 시내버스 업체의 운송 적자가 올해 1조559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이를 최근 예산에 반영했다. 운송 적자가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서울시 역사상 처음이다.

서울시는 올해 서울메트로의 순손실 규모가 3482억원, 도시철도공사 2266억원으로 지하철에서만 5748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66개 버스회사의 적자도 4811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시내버스와 지하철의 적자 규모는 각각 3098억원과 4793억원 등 총 7891억원(잠정치) 규모였으나 올들어 기름값 인상등의 여파로 지난해의 33.8%에 달하는 2668억원이 급증한 것이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적자 규모는 지난 ▲2007년 5960억원 ▲2008년 6191억원 ▲2009년 7445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지만 올해처럼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환승시스템과 버스 준공영제 도입 등 대중교통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한 2007년 이후 올해까지 최근 5년간 누적적자는 지하철 2조2654억원, 버스 1조5392억원으로 총 4조원에 육박한다.

서울시는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에 자본금을 확충해주거나 시내버스 회사에 직접 자금 지원을 해주는 방식으로 누적 적자를 상쇄하고 있지만 적자가 급증하면서 이 같은 방식도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2007년 4월 대중교통 요금을 800원에서 900원으로 올린 이후 지금까지 인상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요금 인상을 미루는 것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 하에 서울ㆍ인천ㆍ경기도가 협의 중“이라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인상을 관철해야 한다는 정서가 강하다”고 말했다.

▶건강보험료, 또 인상 예고

건강보험의 재정상태가 올해 약 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건강보험료 인상도 예고되고 있다. 직장인들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는 올 초 이미 연봉의 5.33%에서 5.64%로 인상됐었다.

우리 국민의 의료비 60%가량을 부담하고 있는 건강보험의 재정상태가 급속히 나빠져 연말에는 나흘치의 급여액만 남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건보 재정은 올 1월 2942억원의 적자가 난데 이어, 3월부터 12월까지 총 3569억원의 추가 적자가 나면서 올해 총 513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전체 진료비 지출은 38조1394억원에 달하지만, 보험료와 국고지원금 등으로 충당되는 연간 수입은 37조6264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건보재정에 남아 있는 적립금이 연말에는 4462억원으로 지난해 말(9592억원)의 절반, 2009년 말(2조2586억원)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건보재정의 하루 지출 평균액은 약 1000억원이다. 이에 따라 연말에는 적립금이 4.27일치 수준으로 악화돼 건보재정 확충을 위한 대책이 시급해질 전망이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한해 지출액의 최소 2분의 1에 해당하는 돈을 적립금으로 확보해야한다. 올해 지출 예상액(38조1394억원) 기준으로 따지면 약 19조원이 남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건보재정에 남아 있는 돈(적립금)은 2월 말 기준 8031억원으로 규정의 4.2%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처럼 건보 재정이 고갈 위기를 맞으면서 건강보험료의 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연주 기자 @okjyj>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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