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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70년대 리즈 테일러役 전담…성우 장유진씨......“리즈 역할 소화하려 공복에 더빙도”
23일 ‘세기의 미인’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이가 이 목소리를 떠올렸다. 1960, 70년대 테일러의 전성기와 함께했던 또 한 명의 그녀, 성우 장유진 씨.
24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침에 별세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안 좋았다. 애도하는 마음이 깊고 특별하다”며 “‘아,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도 지는구나’ 싶어 쓸쓸했다”고 말했다. 1964년 KBS 성우 7기로 방송생활을 시작한 장 씨는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백편의 외화와 라디오 드라마에서 활약했다. 지금은 tbs FM ‘장유진의 음악편지’(95.1㎒)를 18년째 진행 중이다.
오드리 헵번, 비비안 리, 그레이스 켈리 등 미녀 배우의 목소리 연기를 도맡았으며 그 중 리즈 테일러의 ‘전담 성우’로 꼽힌다. 감성이 풍부하게 담긴 기름진 목소리로 여배우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미인이면서 목소리도 예뻤던 배우예요. 오드리 헵번이 상큼하고 청초한 느낌이었다면, 리즈는 카랑카랑하고 화려한 목소리였죠. 얼굴이 너무 완벽해서 목소리 연기도 부담스러웠어요. 소리를 예쁘게 내기 위해 공복으로 더빙하려 노력했을 정도였죠.”
‘에덴의 동쪽’ ‘클레오파트라’ ‘자이언트’ 등 셀 수 없는 작품을 연기한 그는 그 중 ‘고백’이라는 작품 속 리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정신병자 역할이었는데, 대본 2장을 독백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정신질환자의 목소리를 내느라 고생했죠. 돌이켜 보면 리즈는 완벽한 미인이면서 연기력도 정말 뛰어났어요.”
그가 떠올리는 가장 아름다웠던 리즈의 모습은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에서였다. 화면 속 리즈는 소리를 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 너무 부담됐을 정도로 정말 조각 같은 외모였다.
“돌이켜 보면 항상 고민거리는 최고의 얼굴에 걸맞은 소리를 어떻게 내야 할까였어요. 20대부터 리즈의 소리를 전담했지만, 오히려 30, 40대가 돼서야 소리의 연기도 그녀에 걸맞게 발전했던 것 같네요.”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사진=t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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