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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나는 이종휘 우리은행장 “아쉬움 많이 남지만…”
이종휘 우리은행장이 40여년 은행원 인생을 마무리하며 가슴 속에 담아 둔 아쉬운 장면들을 소개했다.

은행장 이임식을 하루 앞둔 23일 이 행장은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행장 재임 3년 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아쉬웠던 기억으로 먼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에 은행장에 취임해 긴축경영을 하다 보니 직원 복지나 영업추진 지원을 하지 못했던 것”을 꼽았다.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의 은행장으로 금융위기 과정에서 애쓴 직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그러나 “그런대로 (위기가) 잘 마무리돼가고 있어 다행스럽다”며 “정부의 지원과 임직원 및 고객의 성원으로 지금은 위기의 끝자락에 새 도약을 위한 발판 위에 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신을 (금융위기 충격을 입은) 운 없는 행장으로 보지말고 위기 속에서도 값진 실적을 낼 수 있었던 행장으로 봐달라”며 “3년간 행장으로 일하면서 과거 성장기에 이뤄진 투자로 인한 손실ㆍ부실을 많이 정리한 것을 나의 업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부터는 전산투자나 해외부문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만큼 사업포트폴리오를 골고루 균형 있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행장은 민영화에 대한 자신의 속내도 밝혔다. 그는 “민영화 문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중단됐으나 정부당국과 우리지주가 새로운 방법 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 걸로 안다”며 “조속히 민영화가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지주는 금융산업에서 비중이 굉장히 크다. 변화가 있다 하더라도 중심축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후임자인 이순우 행장 내정자에 대해서도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후임에 이순우 수석부행장이 내정돼 기쁘다. 밖으로 표현하지 못했지만 내부 승진이 돼 조직이 안정되고 지속적으로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열정도 있고 업무 경험도 많아 훨씬 좋은 은행장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떠나기에 앞서 그간 우리은행 본점 글판에 걸렸던 여러 시들을 모은 ‘도시, 시를 그리다’라는 책에 담긴 시를 인용했다.

그는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도종환 시인의 시를 인용, “모든 순간은 열심에 따라 피어나는 꽃봉오리이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려면 농무를 헤치고 솟아나는 붉은 열정이 있어야 한다. 매순간 뜨겁고 열정적으로 살아가길 바라며 한 땀 한 땀 여러분의 꿈과 우리은행의 꿈을 소중히 엮어가기 바란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박정민 기자@wbohe>
boh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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