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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박스>비오는날, 못먹어도 GO?
올 봄은 날씨가 꾸물하고 비가 왔다 눈이 왔다를 반복하니 날씨에 민감한 우리 캐디들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그렇죠?

벌써 캐디를 한 지도 10여년 가까이 되다보니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비 오는 날의 갈등은 참 사람을 싱숭생숭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비와 눈을 엄청 좋아하는 저에게 20대 초반의 라운드는 그야말로 환상이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걸 맞으면서 일을 하는 것이 어찌나 좋았던지. 하지만 한 해가 딱 지나고 나니까, 눈 오는 날은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눈 치우기 싫었거든요.

하지만, 비 오는 날에는 대기를 하면 어떻게든 나가서 18홀을 돌고 들어왔습니다. 비를 맞으며 일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단체 두 팀 중 첫 팀을 모시고 나갔는데 역시나 비가 오는 겁니다.

조금 쌀쌀할 때라서 고객님들도 9홀을 도신 후 갈등하며 갈팡질팡하고 계셨습니다. 저에게 “어쩔까 미스 박?” 하고 물으시더군요. 좀 자주 나갔던 분들이라서… ㅎㅎㅎ.

전 한마디로 대답했습니다. “못 먹어도 GO예요~.” 그때 눈이 마주친 뒤팀 언니의 얼굴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어둠이 드리워진….

그래도 결국은 18홀을 다 치고 들어왔습니다. 이쯤에서 혀를 끌끌 차시는 분들이 계시겠지요? 여전히 저는 비가 오는 날 라운드 하는 것을 즐깁니다.

하지만 나이에 장사가 없는지 처음부터 Go! Go! Go!를 외쳤던 분들과 나가면 상관이 없는데, 갈팡질팡하는 고객들과 나가면 이젠 저도 들어오고 싶어지곤합니다. 역시 사람은 변하나 봅니다.

캐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ㅎㅎㅎ

그리고 골퍼분들은 비오는 날의 라운드가 어떠신가요? 날씨에 울고 웃는 요즘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며 추억 하나 그려봅니다~.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박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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