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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대지진>후쿠시마 원전 2호기 폭발…원자로 3기 연료봉 모두 ‘노심 용해’ 우려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의 3호기 폭발이 일어난 지 하루만인 15일 오전 2호기에서도 폭발이 일어났다. 2기 연료봉은 밤새 노출 상태가 지속되면서 시한폭탄을 안은 것처럼 불안한 상황이 지속됐고 결국 이날 6시께 폭발이 일어나 격납용기가 파손됐다. 이로써 제1원전 1,2,3호기 등 상용원전 3기가 동시에 연료봉이 녹는 ‘노심용해’(meltdownㆍ멜트다운) 위기에 처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게 됐다.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는 앞서 폭발한 1,3호기와 비슷한 과정으로 폭발이 진행됐다. 앞서 일어난 폭발사고에서도 전력공급이 끊기면서 냉각시스템이 고장 나 물속에 잠여 있던 핵연료봉이 일부 노출됐다. 다른 점은 이번 2호기 폭발의 경우 해수를 이용, 연료봉을 냉각시키는 과정에서 수위 저하로 연료봉이 공기중에 완전히 노출됐다. 이런 상태가 14일에만 2번 일어났고 15일 새벽에도 반복되면서 노심용해를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방사성 물질을 봉쇄하는 격납용기의 서프레션 풀(압력억제 풀) 파손됨에 따라 대량의 방사능 노출 우려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7시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 부근에서 매시간 965.5 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선량이 검출됐다. 이는 일반인들의 연간 피폭한도인 1000마이크로시버트에 근접한 방사선량이다. 일본 정부는 주민 건강에 피해가 없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지만 격납용기가 파손된 상황에서 방사선량이 시간이 갈수록 증가할 수도 있어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제1원전 3개 원자로 모두에서 노심용해가 진행돼 액체로 변한 핵연료가 유출되는 것이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사고의 경우 노심용해가 이뤄지면서 핵 연료 20t이 액화돼 원자로 밑부분에 고여 있다가 폭발과 함께 유출돼 일어났다. 2기 원전에서 이미 노심용해가 진행됐을 경우 이미 상당량의 방사능이 유출됐을 수도 있어 일본은 물론 전 세계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지진 피해지역의 원전 11기 가운데 6기만 안전한 상태로 운행중단됐으며 5기는 불안한 상태란 보도가 나오면서 원전 ‘도미노 폭발’ 우려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15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는 노심의 냉각기능을 상실해 원자로가 들어있는 건물의 지붕이 폭발로 날아갔고, 제2원전 4호기도 불안한 상태다. 도카이(東海) 제2원전은 비상용 디젤발전장치 가운데 1개가 고장나 원자로 각에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회사측은 안전상의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원전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것이 아니냐는 질타 속에 다급해진 일본은 국제사회에 SOS 신호를 보냈다. 이날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일본 정부가 전문가팀을 파견해 달라는 공식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원자력기구와 과학아카데미 원자력산업 안전개발연구소 전문가들도 14일 일본으로 출발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미국은 이미 원자력규제위원회 소속 전문가들을 파견한 상태다.

한편, 대지진과 쓰나미에 휩쓸린 데 이어 원전에서 방사능 유출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후쿠시마 현은 이 지역을 벗어나려는 주민들의 탈출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이날 후쿠시마 공항의 로비와 복도 곳곳에는 도쿄나 오사카 등 방사능 노출 우려가 없는 곳으로 떠나려는 수백 명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또 항공권을 확보하지 못한 주민들 150여 명이 담요를 깔고 앉아 기약없는 노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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