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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메리칸 드림’ 종결자…주중 美대사의 금의환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국계 이민자 3세인 게리 로크(중국명 駱家輝ㆍ61) 상무장관을 오는 4월 물러나는 존 헌츠먼 주중대사의 후임자로 지명했다. 그의 주중대사직 기용은 중ㆍ미 관계 강화를 위해 미국이 내놓은 ‘최선의 카드’라는 점에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게리 로크 상무장관은 중국계 첫 주지사, 중국계 첫 상무 장관 등 중국 이민자가 이룩한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으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로크 장관의 조부는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인 1910년 중국 광둥(廣東)성을 떠나 미국 서부 워싱턴 주로 이주했다. 영어 한 마디 할 줄 몰랐던 할아버지는 남의 집 허드렛일을 도와주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퇴역 군인이다. 경제적으로 힘든 유년시절을 보낸 로크 장관은 장학금과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으며 1972년 예일대를 졸업했다. 이후 다시 보스턴대에서 법학을 전공, 졸업 후 검사로 일했다.

1982년 워싱턴 주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뛰어든 로크 장관은 11년간 주의원으로 경험을 쌓았으며 1996년 중국계로는 물론 아시아계 처음으로 주지사(워싱턴 주)에 당선됐고 2000년 재선에 성공했다. 주지사 재임 중 8차례나 무역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하고 광저우에 워싱턴 주 무역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중국과의 교역 확대에 앞장섰다. 상무장관 재임시절에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이 34% 증가, 미ㆍ중 교역 확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아내는 NBC방송 기자 출신인 모나 리(Lee)다. 그녀는 중국 국부로 추앙받는 쑨원(孫文)의 증손녀다. 그는 청혼 때 헬리콥터에 올라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플래카드를 펼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로맨틱 가이’로도 알려져 있다. 로크 장관은 이 결혼에 앞서 한 번 이혼한 경험이 있다.

미국이 현직 장관급 인사를 주중대사로 기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동안 미국의 주중대사는 차관보나 차관급이 주류를 이뤘다. 때문에 미국이 그만큼 대중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권이 게리 로크라는 중국인 피를 가진 미국인을 기용한 것에 대해 현지 정계는 대중국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고 양국의 협력 파트너관계를 보강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중국 방문 때 그를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 정도로 중국 내에서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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