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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대합니다!” 주총서 목소리 높히는 개미들
“이게 최선입니까?” 소액주주, 이른바 ‘개미’들이 권리 찾기에 나서며 주주총회에서 목소리를 높혀가고 있다.

과거에는 참여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주주권리 이슈가 제기됐다면, 지금은 소액주주 개개인이 직접 나서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12월 결산법인들이 주주총회 일정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 ‘개미’들은 개선 사항을 지적하는 수준을 넘어 의결권을 결집해 실력 행사에 나설 태세다.

개미들의 집단행동은 이미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소액주주 공동체인 네비스탁은 오는 18일 실내 인테리어디자인 업체인 국보디자인(066620) 주주총회에서 ‘정관 일부 변경’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기존 최대주주의 경영권 강화를 노려 정관을 변경하려는 시도를 막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태광산업 소액주주를 대표해 편법 상속·증여 의혹을 제기했던 서울인베스트도 다시 목소리를 높히고 있다. 서울인베스트는 오는 30일 인선이엔티 주총에서 경영진의 전면 퇴진을 요구할 예정이다. 서울인베스트는 환경산업 우량 업체인 인선이엔티가 ‘최대주주 전횡’과 ‘실적 악화’라는 위기에 직면한 만큼 경영진 전원이 퇴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미 소액주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이미 소액 지분 5%를 결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소액주주 요구가 주총 안건에 반영되는 사례도 적지않게 눈에 띄고 있다. 아남전자 소액주주들은 주주제안 형태로 최종현 회계사를 감사 후보를 추천했으며, 배합사료 업체인 케이씨피드 소액주주들은 액면분할 안건을 주총에 부쳤다.

재벌 계열 대기업의 주총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오는 18일 주총을 앞둔 효성은 계열사인 진흥기업 지원과 관련해 소액주주의 반발에 직면했다.

또 11일 현대차 주총에서는 정몽구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정 후보는 현대차와 대규모 거래를 하는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의 지배주주로 이해관계가 충돌한다며 반대 의사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열리는 SK 주총에서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지만 “유죄 판결을 받아 기업 윤리를 훼손했고 계열사 이해관계가 충돌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발을 사고 있다.

한편, 이처럼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면서 오히려 기관들의 소극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하이자산운용이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한도를 높이는 LG디스플레이의 정관변경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등 일부 변화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대부분 기관은 올해도 ‘찬성 거수기’ 역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희진 기자 @ggamjjin>
jj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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