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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맛 잡으면 고객도 잡힌다
백화점들 식품관 맛집 유치 공들이는 이유는?
식품매장 고객이 전체 매출 좌우

의류·잡화 구매로 연결 무려 98%


신세계 명품햄버거 ‘자니로켓’ 오픈

롯데 육포 브랜드 ‘비첸향’ 도입

맛집 발굴로 고객유치 전력


# 신세계백화점은 25일 강남점에서 미국의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 ‘자니로켓’ 국내 1호점을 오픈한다. 얼리지 않은 생고기를 갈아서 만든 쇠고기 패티의 풍부한 육즙과 직접 개발한 소스와 신선한 토핑이 어우러진 정통 프리미엄 햄버거 자니로켓은 강남점을 시작으로 다음달에는 파주 첼시 프리미엄 아울렛에 2호점을 열 계획이다.

# 지난해 11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귀한 매장이 오픈했다. 싱가포르의 육포집 ‘비첸향’. 쫀득쫀득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인 이 집 육포는 한 달에 1억원어치씩 팔려나가고 있다. 이 백화점 김갑준 델리 CMD(선임 상품기획자)는 홍콩 출장 중 육포를 사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는 손님들을 보고 직접 맛본 뒤 한국 도입을 결정했다. 이후 수십차례의 e-메일과 미팅을 통해 국내 백화점 중 최초로 롯데백화점에 입점할 수 있었다. 

23일 저녁 롯데백화점 잠실점 ‘비첸향’ 매장이 육포 구입을 하려는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월 1억원 매출이 백화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분일 터. 동남아시아의 육포 브랜드를 들이기 위해 이처럼 공을 들인 데에는 더 깊은 속내가 있다. 식품구매고객이 전체 백화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파워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상위 1% 고객이 식품 매장에서 구매 후 의류나 잡화 등 타 상품군으로 구매가 이어지는 경우는 98.1%에 이른다. 나머지 일반고객도 89.8%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무엇보다 식품의 경우 다른 상품군에 비해 구매주기가 짧다. 일단 맛에 길들면 자주 찾게 된다는 얘기다. 의류 상품의 경우 구매주기가 월 1회인 데 비해, 식품관 이용 고객은 주 1회로 빈도수가 월등히 높다.

사정은 다른 백화점도 다르지 않다. 현대백화점은 아예 맛집 발굴 시스템을 체계화시켜 ‘푸드코트 명소화’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식도락 네트워크’를 신설, 이 네트워크를 통해 한식, 중식, 양식 등 메뉴별로 분류된 맛집 정보를 식품바이어의 맛집백과사전의 자료로 활용하게 했다. 백과사전 확보 후에는 탐방과 맛평가를 거쳐 현대백화점만의 맛집 자격이 있다고 판단되면 입점을 결정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발굴한 동네 맛집은 잠실여고 앞 김밥집이었던 나드리김밥(압구정본점)을 비롯해 역시 서문여고 졸업생이라면 모를 수 없다는 서호김밥(목동점), 홍대 앞 이자까야인 코코로벤또(압구정본점) 등 30여곳이 넘는다.

현대백화점 측은 “지난해 현대백화점 카드고객 분석 결과, 푸드코트와 델리 매장을 주 1회 이상 이용한 고객 씀씀이는 전년에 비해 32% 증가해 일반 고객의 3배가 넘었다”면서 “특히 이들 고객이 주로 구입한 상품은 1위 명품, 2위 화장품, 3위 수입의류 순으로 백화점 핵심 상품군과 일치했다”고 말했다.

맛집은 미래 고객인 젊은 고객 유치에도 효과를 발휘했다. 현대백화점의 20~30대 고객 비중은 점포별로 35% 안팎이지만, 푸드코트와 델리 매장의 경우 60%에 달했다. 바야흐로 ‘쇼핑식후경’인 셈이다.

조규권 신세계백화점 MD기획팀장은 “식품관 단골 고객들은 가격보다 품질을 우선시하는 VIP고객 비중이 높아 ‘식품관=슈퍼’의 개념으로 이용해 명품, 화장품 등 백화점 대표 장르 연관구매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때문에 식품관 단골고객 유치가 결국 백화점 전체 VIP 매출 활성화 효과를 일으켜 앞으로도 식품관 차별화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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