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hoice | Taste 사라다빵
양파, 당근, 양배추, 햄, 감자, 계란 등으로 꽉 찬 속을 자랑하는 클래식한 모양의 ‘사라다빵’. 촉촉한 빵 속에 마요네즈와 어우러진 야채를 한가득 머금고 있는 너는 어쩜 그리도 욕심이 많아 보이는지 선뜻 손이 가지 않는구나. 모던하고 세련된 모양의 빵들 사이에 투박한 모습의 너를 본 순간, 어쩐지 부담스러운 기분에 피식 코웃음을 쳤지. 그런데 웬걸. 너는 무려 오천 원에 가까운 몸값을 떡하니 자랑하고 있더구나. 어찌 볼품없는 거대한 빵 덩어리 따위를 얻기 위해 앙증맞고 달콤한 에그타르트의 두 배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건지? 고품격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이곳에서 너의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걸까. 게다가 넌 “꼭 냉장보관 해 주세요.” 라는 마크로 까다로운 조건까지 제시하고 있잖아. 그런데도 너를 찾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구나. 게다가 너에게 중독된 이들은 하루가 지난 네가 마요네즈와 결합해 더욱 풍부한 맛을 낸다며 일부러 냉장고에 하루 숙성시킨 후 풍미를 즐기기도 한다지. 다른 빵들은 하루가 지나면 모두 환영받지 못한다는데, 어째서! 너는 지극히 예외적인 걸까. 참으로 괴상한 녀석이로다.
나는 네가 인기 있는 이유를 알고 있다
으깬 감자와 참치 조금, 아삭아삭한 양배추의 식감이 달콤하면서도 부드럽게 혀끝에 맴돈다. 빵은 부드럽고 내용물은 시원해서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어우러지는 맛이 일품이다. 어린 시절 집 가까운 빵집 어디에서든 볼 수 있던 흔한 샐러드 빵. 고사리 손으로 한 가득 쥐어 베어 물던 그 행복감. 입가에 하얀 마요네즈가 묻어도 마냥 행복했던 어린 시절 추억의 맛. 이제는 그들의 부모가 그러했던 것처럼 자신도 아이의 손에 빵을 쥐여 준다. 그래서 ‘사라다빵’은 단순히 맛난 빵으로만 기능하지 않는다. 세대 불문, 모두를 이어주는 시간의 고리와 같은 엔틱함을 지니고 있는 것. 또한, 투박하기 그지없는 모양새가 오히려 푸근함도 주고 있다. 교태를 부리는 듯한 크루아상이나 늘씬하게 빠진 바게트의 자태보다 덜 깐깐해 보이는 푸짐한 모양새가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과 만족을 느끼게 하므로.
사라다빵을 선택한 그대는 ‘베니스의 상인’의 현명한 ‘바사니오’님
셰익스피어의 작품 ‘베니스의 상인’에서 아름다운 포오샤를 얻기 위해 바사니오가 상자를 고르는 장면이 떠오른다. 금, 은, 납으로 된 상자를 두고 고민하던 중 그는 볼품없는 납상자를 선택한다. 금의 화려함과 깨끗함을 좋아하지만 사실 그 속에 담긴 의미는 허망함과 차가움이라고 판단한 바사니오의 선택. 허름한 납 상자를 열자 '겉모습에 끌리지 않고 마음으로 선택한 그대는 현명하도다. 행운이 있으리라. 사랑하는 여인 앞에 서서 입을 맞추고 아내로 맞이하라.' 라는 문구가 쓰인 종이와 함께 포오샤의 초상화를 얻게 되는 대목이다. 후덕한 ‘사라다빵’ 의 모습 앞에서 고민하는 그대여. 부디 바사니오와 같이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하나.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맛있는 빵을 찾는 끊임없는 연구
압구정 나폴레옹과자점의 사장은 많은 나라 가운데서도 파리와 일본의 빵을 연구하신다. 다채롭고 독특한 빵들의 모티브는 특히 이웃 나라 일본에서부터 건너온 것이 많다.
둘. 즉석에서 반죽해 만든 빵을 금일에 한해서 판매
신선도 유지는 생명! 금일에 생산된 빵이 아니면 팔지 않아요. 신선한 식감은 바로 이러한 철저 관리로부터 느낄 수 있는 것.
우리가 바로 대표메뉴
달콤함이 사르르 녹아드는 앙증맞은 에그타르트 2,000원
버터향이 입 안 가득 퍼지는 버터크루아상 2,200원
찾아가는 길 압구정역 3번 출구로 나와서 CGV 골목으로 돌아 10m
동절기 오픈시간 8am ~ 10pm
문의 02-3445-55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