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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밟힌 이대호...만약 공정위였다면?
롯데-연봉조정위 ‘간판스타 자존심’ 밟고,7000만원 아꼈다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 타이틀도, 9경기 연속홈런이라는 세계기록도 그분들(?) 앞에선 소용 없었다.

2010년 국내 프로야구를 평정했던 롯데 간판스타 이대호가 구단과의 연봉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연봉조정신청을 했지만, 결국 KBO 연봉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구단이 제시한 액수를 받게 됐다.

이미 과거 19차례의 구단-선수 연봉대결에서 18차례나 구단이 이겨 ‘연봉조정신청은 해봤자 선수가 100전 100패’라는 전례가 굳어진 상황. 이번에는 “그래도 이대호 정도의 성적이라면 혹시…”하고 일말의 기대를 했던 선수들이 적지 않았지만 부질 없는 기대였다.

지난해 최고의 성적을 낸 타자 이대호와 롯데가 제시한 연봉은 7억원 vs 6억3000만원으로 7000만원 차이. 크다면 크지만, 국내 1인자의 성적을 놓고 벌인 갈등치고는 합의도 가능해보였던 액수였다.

KBO 연봉조정위원회는 롯데의 손을 들어주며 “이대호의 성적이 7억원을 받을 수도 있다는데는 모두 동의했지만, 구단이 제시한 연봉고과자료가 훨씬 설득력 있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7억원을 받을만한데 6억3000만원이 적당하다’는 오묘한 설명은 “음주운전은 했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는 수년 전 화제의 멘트를 떠올리게 할 만큼 거슬린다.

타격 7관왕과 세계기록이라는 확실한 성과물도, 연봉조정위원회를 납득시킬만한 ‘자료’로는 부족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대호의 성적이 ‘다시 쉽게 나올만큼 만만한 기록인가’하는 점만 생각해봐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KBO는 “구단 손만 들어준다는 지적은 억울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KBO가 임면권을 가진 연봉조정위원회 안에 선수의 시각에서 조정안을 내놓을 인물이 없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결국 KBO 연봉조정위원회의 냉정(?)하고 객관적인 심사숙고 덕분에 롯데는 ‘피 같은 7000만원’을 아끼게 됐다. 부산과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간판타자 이대호에게 2년 연속 안겨준 상처가 얼마짜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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