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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장들 이름 자주 바꾸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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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바뀐 이름을 쓰는 세종에머슨 2번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국내 골프장 중에 최대 7번까지 이름을 바꾼 곳이 있다. 외국 명문 골프장들은 한 번 이름을 정하면 수백년을 이어가지만 국내 골프장은 유독 이름을 자주 바꾸는 경향이 있다.

<골프매거진코리아> 4월호에 따르면 국내 이름이 가장 많이 바뀐 골프장은 에머슨세종이다. 세종특별자치시의 27홀 회원제 세종에머슨은 1994년 미송으로 시작해 이글, 엑스포를 지나 프레야충남, IMG내셔널, 에머슨내셔널에서 지금의 이름은 무려 7번째다. 오너십이 바뀌면서 이름도 변동됐고 지금은 세종시가 들어서면서 지역적인 연고를 따서 현재 명칭이 나왔다.

경기 광주의 큐로도 1994년에 ‘경기CC’로 시작해 지금이 6번째 이름이다. 처음엔 정식 개장 없이 시범라운드로만 운영했다. 2000년 시공사가 골프장을 경매에 넘겼고, 회원들이 인수하는 과정에서 2005년 ‘마스터즈’로 바뀌었고, 일년 뒤 ‘경기샹그릴라’였다가 3년 뒤에 ‘블루버드’에서 큐캐피탈이 2018년 인수하면서 ‘큐로경기’를 거쳐 3년 전부터 오늘날의 이름으로 쓰이고 있다.

다섯 번째 이름을 쓰는 골프장도 스타, 클럽디금강, 골프존카운티 한림용인의 세 곳이다. 충북 충주의 스타CC는 원래 ‘장호원CC’로 1990년부터 운영했다. 하지만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시범운영만 10여 년간 이어가다 2007년에 상떼힐로 개장했고 이후 중원스카이뷰를 거쳐 다시 상떼힐로 갔다가 현재의 이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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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의 골프존카운티한림용인은 예전 레이크힐스였다.


경기 용인의 골프존카운티한림용인은 처음에는 리버사이드로 개장했으나 용송을 거쳐 레이크힐스용인으로 오래 있었다. 레이크힐스는 전국 체인망을 펼칠 정도로 사세를 키웠으나 산산히 분해되고 한림용인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가 지금은 골프존카운티에서 운영한다. 이밖에 현재 4번째 이름을 쓰는 골프장도 한양파인, 한림광릉, 엘리시안 강촌, 아난티 코드, 골프존카운티 천안, 덕유산 등 10곳이었다.

전북 익산의 클럽디금강은 2007년 10월 개장한 골프장인데 15년 새 다섯 번 교체됐다. 처음에는 ‘곰의 포구’라는 뜻의 웅포에서 시작했으나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회장을 지낸 김승학 씨가 주도해 베어리버라는 이름으로 개장했으나 복잡한 소유 문제로 인해 에메랄드로 바뀌었고, 베어포트로 변경됐다가 지금은 이도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다.

골프장 이름 변경은 이전의 부정적인 골프장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기업들이 골프장을 인수하거나 혹은 새로운 기업 단위로 묶을 때 브랜드 통합(BI)의 차원에서 시도하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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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CC는 1996년 리노베이션 이후 안양베네스트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원래 이름을 돌아왔다.


1968년 개장한 안양CC는 1996년 1년여의 대대적인 코스 리노베이션을 끝내고 난 뒤 최고의(Best) 요람(Nest)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베네스트(Benest)’를 붙였다. 이어서 계열사 동래CC를 동래베네스트로 바꾸는 것을 시작으로 인수한 27홀은 2004년 가평베네스트로 개장했다. 마지막으로 36홀 세븐힐스는 안성베네스트로 바꾸면서 4개 골프장 CI를 통합했다. 반면 안양베네스트는 2013년 리노베이션을 마친 뒤에 애초의 안양CC로 돌아갔다.

태영건설은 경북 상주의 오렌지CC를 인수한 뒤로 2011년3월에 경주의 디아너스와 용인의 태영CC까지 포함한 3개 골프장 브랜드를 블루윈으로 변경했다. 단일 브랜드 운영에 따른 효율성 강화를 목표했다. 그런가 하면 경기 안성의 안성아덴힐을 위탁 운영하면서 달(Luna)을 붙여 루나힐스안성으로 하고, 새로 조성한 24홀 골프장 이름에도 루나엑스로 다르게 지었다. 기존의 블루원과는 대중화 컨셉트의 골프장이기 때문이다.

골프장 이름 변경은 대기업보다는 골프장 운영 전문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에머슨퍼시픽은 경기 가평의 리츠칼튼을 인수한 뒤 코스와 클럽하우스를 대대적으로 리노베이션하면서 명칭을 아난티클럽서울로 바꾼 데 이어 최근 아난티코드로 했다. 남해의 힐튼남해도 현재는 아난티남해다.

코스 리노베이션이나 홀 증설, 퍼블릭 전환 등 운영 형태를 변경하면서 명칭을 바꾸기도 한다. 18홀 회원제 청주CC는 9홀을 증설한 뒤 그랜드로 변경했고, 1994년 ‘동진CC’로 개장한 경기 이천의 뉴스프링빌은 회원제와 퍼블릭 9홀씩 추가하면서 현재 이름이 됐다. 1998년 18홀 회원제 대영CC로 개장한 ‘스카이밸리’는 4년 뒤에 퍼블릭 18홀을 증설하고 이름을 바꿨다. 이름을 바꿔 새로운 고객이 새로운 이름을 따라 와주기를 바라는 욕망이 담겨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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