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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L] ‘겨울인데 농구가 없다’ 무관중 경기-용병 자진 이탈-리그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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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가 무관중 경기를 치르는 모습. [사진=KBL]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천정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남자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결국 전면 중단됐다. 어쩌면 예고된 재앙일 수도 있다. 지난달 26일 무관중 경기를 시작으로 용병 자진 퇴출에 이어 KCC 선수단의 호텔 숙소에 묵은 투숙객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결국 리그중단까지 이어진 것이다.

무관중 경기, 감염 예방 불가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지난달 25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및 국가 위기 '심각' 단계 격상에 따라 프로농구 관람객 안전을 위해 올 시즌 잔여일정을 현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무관중 경기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6일 A매치 휴식기가 끝나자마자 무관중 경기를 시작했다.

당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관중이 없다 하더라도 양 팀 선수단, 심판, 진행요원, 취재진 등 많은 사람이 체육관에 모이기 때문이다. 농구는 실내 스포츠 특성상 다수가 한 공간 안에 있다. 또한, 몸싸움이 거칠고 소통이 잦은 스포츠다. 이 과정에서 비말이 호흡기나 입 등으로 침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무관중 경기만으로 감염 예방은 어려운 실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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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자진 이탈을 결정한 부산 KT 소닉붐의 외국인 센터 바이런 멀린스. [사진=KBL]


‘코로나 무서워’ 용병 떠나는 KBL

무관중 경기 시작에 이어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KT의 외국인선수 앨런 더햄(32)이 지난달 26일 팀을 이탈한 뒤 27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뒤이어 오리온의 보리스 사보비치(33)도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인해 자진 이탈을 결정했다. KBL 규정에 따르면 시즌 도중 계약을 무단으로 파기하면 선수 자격 박탈의 징계를 받게 된다. 코로나19 여파로 KBL 영구 퇴출을 감수하고 선수단을 나간 것이다.

여기에 KT의 외국인선수 바이런 멀린스(31)는 27일 오전까지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한 뒤 돌연 오후에 마음을 바꿔 자진 퇴출을 결정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확진자 900명인 일본의 프로농구와 2천 명이 넘은 한국의 KBL 중 어느 리그가 중단되어야 하나"라며 프로농구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후 자진 퇴출 하루 만에 스페인 프로농구 1부리그 에스투디안테스와 계약했다. 정규리그가 잠정 중단되며 멀린스와 같이 KBL을 떠나 다른 리그로 가는 외국인선수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프로농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선수들이 차례로 팀을 떠나면 리그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렵다. 외국인선수 보유 여부에 따라 각 팀의 전력 차이가 크기 때문에 리드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외국인선수들이 떠나면서 사실상 정상적인 리그 운영의 의미는 크게 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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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의 정규리그 잠정 중단 안내문. [사진=KBL]


리그 중단... 사상 초유의 사태

이런 차에 결국 리그까지 중단됐다. 지난달 29일 경기를 치른 KCC 선수단이 이틀 동안 사용한 전주의 한 호텔 투숙객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KCC는 확진자와 같은 호텔을 사용한 선수단을 경기도 용인의 숙소에 자체 격리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숙소에서 1인 1실 및 개별 식사를 하며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중이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KBL은 1일부터 리그 일정을 전격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무관중 경기, 외국인 선수 이탈, KCC 선수단 자체 격리에 이은 당연한 절차다. 후속 대책 논의가 시급한 상황이다. 재개 시점과 전면 중단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책 논의를 통해 전대미문의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 확실한 것은 국가적, 아니 세계적인 재난사태인 까닭에 선수와 팬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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