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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구로 세계를 만난다_in 페루③] (6) 페루 배구리그(LNSV) 직관

  • 기사입력 2019-10-1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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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시다드 세살 발레호(Universidad Cesar Vollejo)와 레바자 아코스타(Rebaza Acosta) 선수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그’는(페루의 한국인 배구 지도자. 실명을 밝히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정중하게 부탁해왔다. 페루②편 참고) “혹시 내일 일정이 있으신가요? 없으시면 내일 아침에 여자배구리그 몇 팀끼리 친선경기를 하거든요. 원하시면 같이 가드릴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국가대표팀은 연락을 해봤지만 사실상 만나기가 너무 어려워 어떤 식으로 취재를 할까 고민하고 있던 차에 좋은 제의가 들어온 것이다. 나는 곧바로 “저는 너무 감사드리죠”라고 ‘꾸벅’ 했다. 아침 8시까지 오라는 그의 말에 ‘그렇게 일찍 경기가 열린다고?’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다음날 감사한 마음으로 경기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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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콜롬비아에서 온 파브리카 데 수에노스(Fabrica de suenos) 팀에게 세계 배구여행 공인구(Doki)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페루 여자배구의 서머매치

경기장은 ‘서콜로 스포티보 이탈리아노(Circolo Sportivo Italiano)’라는 곳이었다. 실내 종목 경기가 열리고, 때에 따라서는 여러 팀들이 번갈아가며 이곳에서 훈련을 한다. 체육관은 외부에서 딱 봐도 작아 보였고, 내부는 오래된 듯 허름했다. 도착하니 ‘유니버시다드 세살 발레호(Universidad Cesar Vollejo)’와 ‘레바자 아코스타(Rebaza Acosta)’라는 팀이 이미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올해부터 시작된 ‘서머 매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내가 직접 관람한 대회는 총 5개의 팀이 출전했는데, 그중 한 팀은 콜롬비아(‘파브리카 데 수에노스(Fabrica de suenos)’) 초청팀이었다. .

도착시간이 오전 8시 30분 정도였는데, 경기는 이미 1세트 막바지로 향하고 있었다. 몸이 덜 풀렸을 수도 있는 아침 시간이지만 선수들은 하나같이 열정적이었다. 신장이 큰 선수들은 용병을 제외하곤 거의 없었고, 대부분 키는 작지만 남미 특유의 신체조건 때문인지 탄력과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스파이크를 때렸다.

사실 페루 여자배구(성인팀 세계랭킹 27위, 10월 13일 기준)가 상위권에 속해 있지 않아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직접 보니 기대 이상으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고, 나름 각 팀의 색깔이 보이기도 했다. 결과는 유니버시다드 세살 발레호의 3-1 승리. 친선경기다 보니 승패를 떠나 경기 과정을 즐기고, 끝난 후 서로 포옹을 하는 모습이 훈훈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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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이었던 서콜로 스포티보 이탈리아노(Circolo Sportivo Italiano)의 외부(왼쪽)와 내부 모습.


열악한 환경, 열정충만

경기가 끝난 후 본격적으로 페루 배구리그를 알아봤다. 다음은 ‘그’의 설명이다.

“남자는 총 9개의 팀, 여자는 총 10개의 팀으로 리그가 운영이 되고 있어요. 여자리그는 보통 11월~4월까지(챔피언결정전 포함) 리그가 진행이 돼요. 한국과 다른 점은 일정이 빡빡하지 않다는 거예요. 2라운드까지만 풀리그 형식으로 진행되고, 이후 9, 10위가 탈락한 상태에서 토너먼트가 치러진다. 대진은 1-8위, 2-7위, 3-6위, 4-5위로 짜여진다. 플레이오프(준결승)와 챔피언결정전은 모두 3전2승제입니다.”

이어 “그리고 용병은 팀당 총 3명씩 보유할 수 있고, 동시에 2명만 코트에 들어갈 수 있어요. 대부분 남미국가의 선수들을 스카우트하고 있죠. 아무래도 남미가 좀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어서, 다른 대륙에서는 잘 오질 않으려고 해요. 참고로 한국만큼 용병(외국인선수)에게 잘 해주는 리그는 아마 없을 거예요. 페루리그만 봐도 임금체불이 잦아요. 외국인선수에게는 한국만큼 좋은 조건으로 배구를 할 수 있는 곳도 많지 않을 겁니다.”

흥미로운 것은 페루배구의 남자리그는 인기가 거의 없는 반면, 여자리그는 매 경기 거의 매진이 될 정도로 국민들에게 각광을 받는다는 점이다. 그래도 여건은 열악해서 여자팀 중 3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몇 개 안 되는 체육관을 돌려가며 훈련을 한다고 한다. 하드웨어는 쿠바나 페루나 참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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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나오면 다 애국자라고 했는데, 페루 배구협회를 방문했을 때 한국차가 있어 참 반가웠다.


페루에서 본 한국배구

필자는 끝으로 ‘그’에게 “우리나라 배구가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한국배구가 점점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뒤처지는 이유 중 하나는 선수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현재 활동하는 페루 배구는 각 리그 팀이 선수들을 나이별로 육성을 하고 있다. 국가대표팀처럼 infantiles(인판틸레스 12~14세 이하), menores(메노레스 14~16세 이하), Juveniles(후베닐레스 16~18세 이하), mayores(마요레스 18세 이상)로 나눠 운영한다. 또 이 외에도 클럽 배구가 활성화되어 있다. 시스템이 좋다기보다는 선수 자원이 풍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런 식으로 운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최근 한국에서 현대캐피탈이 그렇게 운영을 한다고 들었는데 더 많은 팀들이 투자를 해야 발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 세계배구의 흐름을 좇기 위해 높은 신장의 선수들을 위주로 국가대표팀을 꾸리려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일본만 보더라도 신장이 큰 선수도 있지만, 키가 작더라도 실력이 좋으면 지속적으로 기회를 주고 육성한다. 아시아 중 이란을 제외하곤 신체조건으로 유럽을 따라가기엔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라고 생각한다. 편견 없는 선수 선발 시스템과 한국만의 팀 스타일을 찾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의 말은 귀에 쏙 들어왔다.

이렇게 세계 배구여행의 두 번째 국가인 페루도 막을 내렸다. 첫 국가인 쿠바에서 워낙 고생을 심하게 했고, 또 운이 좋게 한국인 지도자를 만날 수 있어 페루 취재는 편안하게 느껴졌다. 물론 내세울 게 없는 처지에서 그래도 힘들기는 힘들었다. 예컨대 방문 전 페루배구협회에 이메일과 페이스북 메신저로 연락했지만 회신이 없어 무작정 찾아갔다. 코앞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다. 다행히 따듯하게 맞아주고 안내해준 페루배구협회 직원들과 취재를 물심양면 도와준 ‘그’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

세 번째 국가는 볼리비아와 칠레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워낙 사건사고가 많은 국가들이라 걱정이 태산이다. 현지에서 상황을 보고 움직여야 할 것 같다. 어쨌든 ‘Vamos!’다.

* 장도영은 대학 1학년까지 배구선수였던 대학생입니다. 은퇴 후 글쓰기, 여행,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분야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면서 은퇴선수로 배구인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장도영의 세계 배구여행은 연예기획사 PNB가 후원합니다.
*** 현지 동영상 등 더 자세한 세계 배구여행의 정보는 인스타그램(_dywhy_), 페이스북(ehdud1303), 유튜브(JW0GgMjbBJ0)에 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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