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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리그1] 수원의 몰락은 예견된 참사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범규 기자] 리그 8위. 16경기에서 거둔 승리는 단 4번(리그 4승 6무 6패, FA컵 제외). 수원삼성의 초라한 현 위치다.

이임생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지난 16일 서울과의 88번째 슈퍼매치에서 2-4로 대패했다. 이날 패배로 수원은 리그 절반 가까이 지난 현재 선두권과의 승점 차가 2배가량 벌어지는 굴욕을 맛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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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5대 사령탑을 맡은 이임생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은 감독 양성소가 아니다

수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임생(48) 감독을 구단의 역대 5번째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과거 수원의 수석코치로 활약하며 우승까지 경험한 바 있는 그는 이후 다년간의 해외 지도자 생활을 통해 경력을 쌓았다. 학구적인 성품, 팀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까지 평가한 수원은 이임생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러나 그는 국내 리그를 처음 경험하는 ‘초보’ 지도자다. 국내와 해외는 리그 운영 방식이 다를뿐더러 스타일도 극명히 차이가 난다. 시즌 전 국내외 전지훈련을 통해 팀을 가다듬었지만, 신통치 않았다.

실제로 수원은 2001년 이후 18년 만에 개막 3연패를 기록하며 시작부터 쓴맛을 봤다. 이후 슈퍼매치를 비롯해 중요한 승부처에서 승리하지 못한 수원의 순위는 여전히 하위스플릿 언저리다.

이임생 감독이 능력 없는 지도자라는 건 아니다. 경기 중간중간 보인 전술 변화나 선수단과의 소통 능력 등으로 볼 때 감독으로서의 잠재력은 충분하다. 그러나 초보 감독이 수원이라는 큰 구단의 사령탑으로 국내 무대 첫 지휘봉을 잡기엔 따르는 부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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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은 만 36세의 나이에도 쉴 틈이 없다. [사진=수원삼성]


여전히 공석인 염기훈의 대체자

염기훈(36)은 명실상부 수원의 레전드다. 수원 소속으로만 300경기 출장, 5시즌 주장 역임 등 실력과 성품 모두 인정받은 그는 2010년 수원으로 이적한 이후 줄곧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러나 그의 나이는 올해로 만 36세. 당장 은퇴를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지만 염기훈은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팀의 공격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문제는 염기훈의 경기력 저하가 2017년을 기점으로 눈에 띄게 두드러졌지만 구단은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동국(40)이 전북에서 체력 관리를 받으며 불혹의 나이까지 롱런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수원의 행보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염기훈 역시 “나이가 들수록 회복 속도가 더뎌지는 것 같다”며 예전과 달라진 점을 토로했다.

노장 선수의 경기력 저하는 당연한 수순이다. 이때 중요한 건 구단이 적절한 시기에 대체자를 마련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와 함께 선수 커리어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나 수원은 그러지 않았다. 경기 안팎으로 염기훈에게 너무 많은 부분을 의존하며 부담만 가중시켰다. 이는 선수와 구단, 팬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치며 내부 불만만 커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수원의 몰락은 예견된 참사였다. FA컵 8강 진출이라는 성적으로 수원이 처한 현실을 가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초보 감독 선임과 현재진행중인 염기훈 의존, 미진한 선수 영입 등 여러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원의 추락에 불을 붙였다.

올 시즌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수원은 23일 전북 원정을 시작으로 3주간 6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에 나선다. 위기의 수원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수원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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