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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리그] 현대캐피탈의 ‘스피드 배구’, 잠시 느려져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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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배구'는 '토털 배구'를 전제로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세터가 있다. 현대캐피탈의 돌아온 주전 세터 이승원이 그 몫을 해내야 한다. [사진=KOVO]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임경생 기자]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감독 체제로 바뀐 이후 스피드 배구로 V리그에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시즌 낮고 빠른 토스에 레프트, 라이트, 백어택, 속공 등 무차별 공격을 퍼붓는 모습은 대단했다.

그런 현대캐피탈의 색깔이 올 시즌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재 7승 3패 승점 19점으로 리그 2위에 올라 있지만 시원하게 이긴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선수의 의존에서 벗어나 다양한 공격루트를 활용하던 특유의 ‘토털 배구’가 실종됐다는 것이다.

세터 노재욱의 부재가 크다. 몇 년간 노재욱의 낮고 빠른 토스에 적응해있던 공격수들과 새로운 주전 세터 이승원과의 호흡이 어긋나고 있다. 심지어 이승원은 개막 3경기 만에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해 신인 이원중이 경기에 나섰다.

최태웅 감독도 "이승원이 악착같이 하고 있지만 컨트롤이 부족하다. 하루아침에 되진 않을 것이다"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리그 정상급 공격수 전광인과 문성민 그리고 신영석·김재휘로 이뤄진 최고의 센터진을 갖췄다. 다양한 공격패턴이 강점이다. 그러나 세팅의 불안으로 인해 파다르 의존도가 높아졌다. 지난 20일 대한항공전 5세트에서는 파다르의 공격점유율이 무려 81.82%로 치솟을 정도였다. 자연스럽게 국내 선수들의 공격 가담이 미미해졌다.

여기서 현대캐피탈에게 가장 좋은 선택은 ‘기다림’이다. 세터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을 때 무리하게 ‘스피드 배구’를 고집한다면 더욱 팀이 틀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금은 기다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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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공격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파다르의 어깨가 무겁다. 스피드 배구의 힘을 갖출 때까지 파다르가 버텨줄 수 있을지가 올 시즌 중요한 키포인트다. [사진=KOVO]


현재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파다르를 적극 활용하면서 조금씩 제 색깔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 세터 이승원이 자신감을 찾을 때까지는 ‘몰빵 배구’를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좋은 선택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파다르, 전광인, 문성민, 지난 시즌 MVP인 센터 신영석까지 보유했다. 볼 배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경기 내용이 많이 달라질 수 있는 팀이다. 하지만 지금은 ‘빠름’보다는 ‘느림’을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천천히 파다르의 공격 의존도를 줄이며 공격 루트를 다양화시켜가는 것이 시즌 막판까지 바라봤을 때 현명한 대응책이 될 듯싶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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