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준호 기자] 장현수가 빠진 수비진에 대한 걱정 어린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김민재-김영권 조합은 기대 이상으로 단단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7일 오후 호주 브리즈번의 선콥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전반 21분 황의조가 선제골을 기록했지만, 후반 종료 직전 아쉽게 실점을 허용했다.

호주 전을 앞두고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건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김영권의 파트너 자리였다. 벤투 호 부동의 주전이었던 장현수의 빈 자리를 누가 채울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김민재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었고, 벤투 감독의 선택 역시 그러했다.

파나마 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A매치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은 김민재는 호주를 상대로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반 초반에는 호주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페이스를 찾았다.

김민재는 전반 21분 황의조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빛을 발했다. 장기인 롱 패스 능력이 돋보였다. 수비 지역에서 호주 공격수 한 명을 따돌린 채 침투하는 황의조를 향해 정확한 롱패스를 보냈고, 이 패스가 황의조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손흥민 대신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선 김영권 역시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였다. 최근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해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김영권은 흔들림 없었다. 최후방에서 노련하게 수비 라인을 조율했고, 정확한 왼발 킥을 통한 빌드업도 훌륭했다.

김민재와 김영권은 호흡도 좋았다. 여러 차례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후반 9분 호주의 공격 상황에서 순간적인 눈빛 교환을 통해 오프사이드 트랩을 유도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장현수와 비교해 라인 컨트롤 능력이 부족하다는 김민재에 대한 평가가 무색해지는 장면이었다.

다가올 1월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비 안정이 중요하다. 대표팀 붙박이였던 장현수의 이탈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김민재-김영권 조합은 호주를 상대로 인상적인 '케미'를 보이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자연스럽게 아시안컵에서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호주와 1-1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 센터(QSAC)로 이동해 20일 저녁 7시 우즈베키스탄과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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