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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규의 골프영어] (1) 무주공산은 영어로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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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없는 산? 기회가 왔다는 뜻이다. [사진=산림청 공익광고의 한 장면]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은 친구나 지인들과 골프를 치기 전 마음속으로 2가지 생각하지 않을까 합니다. 하나는 ‘오늘은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자’, 그리고 또 하나는 ‘오늘은 내가 그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보여주자’입니다. 정반대의 개념을 동시에 느끼도록 만드는 게 골프의 매력 중 하나인 듯합니다.

구력 35년이 넘는 필자도 예외는 아니었죠. 과한 욕심으로 인한 에피소드가 많이 있었죠. 골프는 핸디캡이 적용되는 공정한 게임이지만, 파3 홀에서는 초보자는 초보자대로 아이언 샷을 할 수 있으니 욕심을 부리고, 70대를 치는 아마추어 고수들은 더 낮은 스코어를 내기 위해서 욕심을 부리죠. 또 파3홀에서는 돈내기도 많이 합니다. 우리나라 골프장들은 유난히 산에다 만든 골프장이 많이 있어 올려 치거나 내려치는 샷이 많죠.

1990년대 초반으로 기억합니다. 모 외국계은행의 압구정 지점장이었던 필자는 VIP고객인 사업가 이 모 회장과 며칠 전 타계한 강신성일 씨와 스리섬으로 경기도 이천에서 골프를 쳤습니다. 필자는 핸디캡 14개를 놓았고, 두 사람의 핸디캡은 각각 8과 10개였죠. 모두 골프 매너가 좋고, 서로 호형호제 하는 사이로 주로 밥값내기 골프를 쳤습니다. 필자는 그날따라 샷이 좋지 않았고, 13번홀인가 14번홀을 지났는데, 영 만회할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내기는 홀 매치 플레이였고, 앞선 2~3개홀에서 승부가 나지 않았죠. 마침 130m 정도 거리에 워터해저드를 건너 올려쳐야하는 매우 가파른 파 3홀이 나왔습니다.

여기서 먼저 티샷을 한 두 사람은 그린에 올리지는 못했지만 보기 정도는 할 상황이었죠. 필자가 티 박스에 올라가기 전에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남규야! 무주공산이야. 힘 빼고 쳐!” 또 한 사람이 물어봤죠 “남규야! 무주공산이 영어로 노 마크 찬스니?”

이 말에 필자의 욕심은 그냥 폭발한 것 같습니다. ‘올커니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잔뜩 긴장한 스윙을 했죠. 욕심이 과하면 결과는 좋지 않은 법입니다. 짧은 파3에서 물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3타째 친 샷은 언덕 타고 내려오고, 4번째 친 샷도 또 언덕 타고 내려오고 5번째 친 샷은 그린을 훌쩍 넘었고 6번째 친 샷은 물로 다시 빠지고, 솔직히 어떻게 쳤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구력 35년 동안 최악인 11타를 친 것입니다. 두 형님들께 큰 웃음을 드렸죠. 한 동안 제 별명이 일레븐(11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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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공산인 줄 알고 잔뜩 욕심을 부렸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골프에서는 종종 나온다. 사진은 까다로운 벙커샷 장면.


아마추어 골퍼라면 비슷한 경험들이 있을 겁니다. 노마크 찬스에서 욕심을 부리다 화를 당한 것 말입니다. 스포츠에서 대표적으로 잘못 쓰는 콩글리쉬가 ‘노 마크 찬스’입니다. ‘무주공산’은 빈 산에 주인이 없다는 뜻인데, 이를 정확히 영어로 어떻게 표현할까요?

아무도 그린에 못 올렸으니 당신에게 기회가 왔다는 뜻으로; This is your chance 또는 The chance is yours 또는 It’s all yours를 쓰면 됩니다. 문이 활짝 열려있다는 뜻으로 The door is wide open 이나 The door is open for you 를 써도 되죠.

2회에는 ‘뒤땅 쳤어’를 영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남규 nkkimnamgy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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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규: 3만 시간 실전 영어 전문가. 24년이 넘도록 ESPN, 스타스포츠, 골프채널의 영어중계를 보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들과 수없이 많은 라운드를 하며 골프 영어를 익혔다. 이를 바탕으로 생생한 체험 골프영어 칼럼을 쓰고자 한다(매주 화요일). 현재 '김남규 외국어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김남규의 골프영어>(2017년), <김남규의 직장종합영어-초급>(2018년), <김남규의 직장종합영어-중급(2018년)를 포함해 6권의 영어 저서를 냈다. 기업체와 정부기관에서 특강을 하기도 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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