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키스 펠리 유러피언투어 커미셔너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내년에 열리는 신설 대회에 정치적인 고려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펠리 커미셔너는 지난 3일 롤렉스시리즈 터키항공오픈이 열리는 터키 안탈리아 벨렉 레그넘카야골프&리조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 투어 스케줄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내년 1월31일부터 나흘간 사우디아라비아의 킹압둘라경제도시의 로열그린 골프장에서 처음 열리는 사우디인터내셔널에 관한 것이었다. 최근 터키 이슬람불의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이 사우디 정부 고위층에 의해 자행됐다는 추측이 난무하면서 사우디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펠리는 “다른 모든 글로벌 기구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중동은 유러피언투어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다. 내년 예정된 48개의 유러피언투어 스케줄에서 중동에서 6개의 대회가 열린다. 사우디의 신설 대회 외에도 아부다비HSBC챔피언십과 시즌 최종전인 DP월드투어챔피언십은 총상금 700만 달러가 넘는 롤렉스 시리즈로 열리고, 그밖에도 두바이데저트클래식, 오만오픈, 카타르마스터스가 줄지어 이어진다.

“사우디 신설 대회를 취소한다는 고려는 하지 않았고, 어떤 선수도 이 대회를 염려하지 않았으며, 사우디아라비아골프협회와 얘기하지 않았고, 영국 정부와도 논의하지 않았고, 어떤 투어 스폰서도 대회 개최와 관련해 염려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펠리는 “대회 파트너와 정부나 사우디협회와 이에 대해 얘기 나누지 않았는데 그건 우리 대회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펠리는 이어진 문답에서 ‘유러피언투어 대회들이 세계 랭킹에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많이 밀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목청을 높여 같은 기간에 열렸던 PGA투어의 CIMB클래식과 유러피언투어의 브리티시마스터스를 비교했다.

“세계 랭킹 차원에서 보면 CIMB클래식이지만 어느 대회가 더 주요선수가 많았나? 브리티시마스터스에는 저스틴 로즈, 프란치스코 몰리나리, 토미 플릿우드까지 세계 랭킹 15위 이내 선수가 3명이나 나왔지만 CIMB에서는 저스틴 토마스 한 명 뿐이었다. 물론 월드랭킹 30, 50위로 넓히면 그들이 많았지만 우리는 로즈, 리 웨스트우드, 루크 도널드, 마틴 카이머와 같은 역대 세계 1위 선수가 4명이나 출전했고 메이저 3승의 패드레이그 해링턴도 나왔다. 소비자 입장에서 어느 대회가 더 훌륭한 필드인가?”


곧이어 지난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라이더컵의 성공을 이어갈 2022년 제 44회 대회 개최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개최지인 이탈리아 수도 로마 인근 몬테첼로 귀도니아의 마르코 시몬 골프&컨트리클럽이 아직 공사중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기 불황에 따라 공사가 언제 마무리될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매주마다 공사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대회 개막식을 로마의 콜롯세움에서 하는 것을 이탈리아의 고위층과 논의하고 있다. 그게 성사되면 대단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대륙이 팀매치를 벌이는 라이더컵은 2년 뒤에는 미국 위스콘신의 휘슬링스트레이츠에서 43회 대회가 열리고 다시 2년 뒤에는 유럽 대륙에서 개최한다. 1997년에 처음으로 영국을 벗어나 스페인 발데라마에서 개최된 이래 올해 두 번째로 프랑스에서 열렸고 4년 뒤에는 이탈리아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파리에서 열린 올해 대회의 성공에 뒤이어 로마의 세계적인 유적인 콜롯세움에서 시작하는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골프 대회의 가치를 대폭 격상시키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하지만 4년 뒤의 대회에 대한 거창한 구상을 미리 밝히는 데서 그가 정치적인 고려를 했음을 드러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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