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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리그1] 성장과 아픔이 공존하는 한승규의 2018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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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한승규(24번)가 지난 수원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프로 첫 멀티골을 기록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베테랑 골키퍼 신화용(35 수원삼성)이 털썩 주저앉았다. 그것도 두 번이나. 그대로 얼어붙어 공이 골문으로 들어가는 궤적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프로 2년 차 한승규(22 울산현대)의 날카로운 오른발에 당했다.

한승규는 지난 29일 수원삼성과의 K리그1(클래식) 31라운드 경기에서 프로 첫 멀티 골을 뽑아냈다. 전반 6분과 후반 8분에 정교한 오른발 슈팅으로 이날 팀의 득점을 모두 책임졌다. 하지만 울산은 후반 막판 사리치에게 2골을 헌납하면서 한승규의 활약은 빛이 바랬다.

두 골 모두 한승규의 센스가 묻어났다. 예상치 못하는 장면에서 골이 터졌다. “첫 번째 골은 몸 풀 때부터 슈팅이 잘 맞아 경기에 들어가면 ‘슈팅을 많이 때려야겠다’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는데 잘 맞아떨어졌다. 두 번째는 평소와 같았으면 때리는 척하고 접었을 텐데 감독님이 적극적인 슈팅을 요구하셨다. 그런 부분이 생각나 순간적으로 때릴 수 있었다.”

울산의 최근 분위기가 좋다. 시즌 초반의 부진을 씻고 안정권에 접어든 모양새다. 리그 2위 경남(승점 55점)을 승점 3점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 중심에는 한승규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U-23 규정을 완벽하게 채워주면서 팀의 중추적 역할을 해내고 있다.

한승규는 지난해보다 한 단계 여문 모습을 보인다. 그는 “작년과 올 시즌 전반기보다 K리그에 적응한 느낌이다. 처음과 다르게 여유가 생겼다. 팀도 안정적이라 저도 안정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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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규(24번)는 올 시즌 4골과 3도움으로 7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여유가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올 시즌 한승규의 공격 포인트는 7개(골4, 도움3)다. 번뜩이는 패스와 과감한 슈팅이 만든 결과다. 그는 “예전에는 땅을 보고 드리블을 했다면 최근에는 (앞이) 보이더라. 이러한 점으로 인해 킬패스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승규는 힘도 제법 키웠다. 프로 데뷔 첫 시즌엔 왜소한 체격으로 강한 압박에 넘어지는 장면도 여럿 보였는데 올 시즌에는 버티는 힘도 생겼다. 대학 시절보다 약 6kg가량을 근력 운동으로 늘렸다. 근육량을 늘리니 거센 압박 속에서도 치고 나가는 힘이 생겼다.

최근 흐름이 좋지만 올 시즌 아픔도 있다. 2018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탈락한 것. 올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쏠쏠한 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지만, 아시안 게임 최종 명단에서는 한승규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탈락이 한승규에게는 약이 됐다. 보란 듯이 한층 성숙해졌다. 그는 “(대표팀 탈락에 대해) 돌아보면서 더 많이 생각했다. 이러한 점이 더 좋은 에너지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남은 올 시즌 목표도 확실하다. “영플레이어상에 욕심이 있다. 그리고 올해 공격 포인트 10개를 채우고 싶다.” 수화기 너머 들려온 한승규의 목소리는 최근 그의 활약만큼이나 단단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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