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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오픈 특집] 20야드 더 나가는 드라이버 위해 수억원대 계약금 포기한 케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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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가 21일 한국오픈 1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쳐서 공동 3위에 올랐다. [사진=코오롱그룹]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천안)=남화영 기자] “내 인생의 드라이버를 만나 샷이 평균 20야드 더 날아간다. 앞으로 메이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재미교포 케빈 나(한국명 나상욱)가 21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1)에서 열린 코오롱 제61회 한국오픈(총상금 12억원) 첫날 경기를 4언더파 67타로 마친 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동양선수로 미PGA투어에서 단타자의 설움을 안고 뛰어야 했으나 지난 겨울 우연찮게 만난 드라이버 덕에 새로운 골프인생을 꿈꿀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케빈 나는 이날 1라운드 도중 543야드 거리의 파5홀인 5번 홀에서 두번째 샷으로 볼을 홀 3m에 붙여 이글을 잡았다. 작년까지 미들 아이언을 잡던 홀에서 웨지를 잡을 정도로 드라이버 거리가 는 결과였다. 케빈 나는 동반 플레이를 펼친 배상문과 엇비슷한 거리를 냈다. 케빈 나는 “한국오픈에 출전한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며 "모든 게 티샷 거리가 는 덕분"이라고 말했다. 케빈 나는 한국오픈에서는 5번 출전했는데 이날이 베스트 스코어였다.

그는 지난 연말 라스베이거스의 단골 피팅센터에 들렀다가 인생 드라이버를 만났다. 캘러웨이의 에픽 드라이버였다. 완벽할 정도로 자신과 맞는 드라이버를 찾은 케빈 나는 다른 용품사와의 수억원대 계약금을 포기했다. 너무 큰 결정이라 아버지, 아내와 상의했다. 아버지는 "웬만해선 클럽을 바꾸지 않는데 강하게 주장하니 뜻대로 하라"고 허락했다. 케빈 나는 같은 하이브리드 클럽을 8년째 쓰는 등 클럽을 교체하지 않는 선수로 유명하다.

이글을 잡은 5번 홀 상황이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5번 홀 왼쪽 러프에서 하이브리드로 친 샷이 투온 되었고 3m 거리의 이글 퍼팅을 집어넣었다. 작년까지 오르막 파4홀인 9번 홀에선 7번 아이언 이하로 친 적이 없는데 이날은 샌드웨지를 잡았다. 또 파5홀인 18번 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5번 우드로 쳐서 2온에 성공했다. 케빈 나는 "지난해에도 1,2라운드를 친구인 박상현과 함께 쳤는데 올해는 내 비거리가 더 많이 나가니까 깜짝 놀라면서 칭찬해주더라”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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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는 동갑내기 박상현보다 올해는 비거리가 더 나가서 "친구가 놀래더라"라고 말했다. [사진=코오롱그룹]


케빈 나는 드라이버를 바꾸고 성적이 급격히 좋아졌다. 지난 달 PGA투어 AT&T 바이런넬슨 대회에서 공동 6위, 포트워스 인비테이셔널에서 단독 4위를 기록했다. 케빈 나의 PGA투어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179위(286.2야드)이고 페어웨이 키핑률은 64.51%로 61위에 올라 있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더 늘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올해로 35살인데 몸은 다른 선수보다 더 많이 늙었다. 프로 생활만 인생의 절반인 17년을 했기 때문이다. 요즘에도 디스크로 고생한다. 나름대로 몸 관리에 많이 신경쓰지만 젊은 선수들만큼 기량이 뛰어날 수는 없고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비거리가 늘면 40대에도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2004년에 PGA투어에 데뷔한 케빈 나는 지난 2011년 슈라이너스아동병원오픈에서 첫승을 올렸다. PGA투어에서 15년 동안 우승은 단 1번에 그쳤으나, 2위는 9번이나 했다. 17세의 어린 나이에 프로 데뷔한 뒤로 2002년 아시안투어 볼보마스터스와 PGA투어 2부리그 웹닷컴투어에서 한 번씩 우승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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