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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투병하며 2천 킬로 여행한 골프 순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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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암 수술을 마치고 머리에 붕대를 두르고 아일랜드 순례를 마무리한 닉 에드문드.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질병을 안고서도 골프채를 놓지 않는 이른바 골프광은 주변에 제법 있다. 하지만 뇌암과 경부암 수술을 받은 닉 에드문드(Nick Edmund)가 아일랜드 서해안 2천킬로미터를 걸어서 골프 순례한 이야기는 감동과 함께 암 투병자들에게 용기를 준다.

영국의 닉 팔도와 함께 팔도 디자인에서 코스 설계 책임자로 일한 57세의 닉 에드문드는 두 번의 암 수술을 받은 뒤에 골프백을 짊어지고서 극한 마라톤과도 같은 아일랜드 종주 골프 대장정(大長程)을 최근에 마쳤다.

에드문드는 자신의 암투병 마라톤 골프 여행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암에 맞서는 투병자의 연대를 뜻하는 의미의 ‘글로벌골프4캔서(Global Golf 4 Cancer)’ 로고가 새겨진 GG4C 깃발을 아일랜드 남부 코크주 킨세일의 올드헤드 코스 절벽 위에 놓인 4번 홀 깃대에 꽂는 것으로 힘겨웠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아일랜드 북쪽 말린헤드 골프장에서 출발해 아일랜드 서쪽 해안을 따라 돌면서 40여 곳의 골프장을 거쳤다. 대부분의 골프장은 그를 환영하면서 GG4C깃발을 자신들의 4번 홀 깃대에 꽂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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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문드는 지난해 봄부터 1년간 아일랜드 서해안을 도는 골프 순례를 했다.


에드문드의 장정은 목의 경부 암 수술이 끝난 지난해 봄 도네갈의 말린헤드 골프장에서부터 시작됐다. 아일랜드 북서 해안을 따라 갈웨이 카운티의 갈웨이골프클럽까지 1천킬로미터를 걸어서 골프하는 1차 순례를 마쳤다. 그리고 지난해 가을에는 갈웨이에서 아일랜드 남부 킨세일의 올드헤드까지 남은 1천킬로미터 여정(旅程)을 재개했다.

힘들고 고된 여정은 물론이거니와 위험천만한 난관에 봉착하면서 여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새로운 뇌암 진단을 받으면서 두개골을 덜어내는 9시간 반에 걸친 대 수술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에드문드는 수술을 마친 뒤 지난 3월부터 남은 여정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최근에 올드헤드에서 모든 여정을 마친 것이다.

골프백을 메고 걸어서 골프장을 이동하며 라운드를 하면서 병마와 용기 있게 싸우는 ‘와일드애틀랜틱웨이’로 명명된 이 골프 순례는 세계의 모든 암투병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의미 있으면서도 영웅적인 캠페인이었다.

골프 대장정을 모두 마친 닉은 “몹시 피곤하다”면서도 감격에 겨워했다. “오른발과 다리가 쑤신다. 하지만 내가 해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부정적인 모든 생각을 이겨냈다는 게 자랑스럽다. 임무를 완성할 수 있다고 노력했지만 실제로 달성한 것이 놀랍다. 지난 세월동안 골프를 잘 하지도, 골프업종에 종사하면서도 많은 코스를 걸어보지도 못해 불안했지만 그 역시 이번에 극복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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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문드는 올 가을부터는 스코틀랜드에서 이같은 대장정을 재개할 계획이다.


닉은 자신의 여행 이야기를 듣고 적극 도와준 모든 골프장들과 응원해준 주변 사람들에게도 감사했다. 닉이 표방한 GG4C 캠페인 역시 큰 호응을 얻었다. “좋은 뜻을 가진 캠페인에 후원이 많아서 용기를 얻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아이디어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아일랜드 뿐만 아니라 골프 사회에 큰 반향을 얻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암이라는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어서 더욱 응원을 받았던 것 같다. 전 세계 암투병자들을 위해 우리가 깃발을 올린 것처럼 세상을 향해 희망과 용기의 빛이 더 퍼졌으면 좋겠다.”

피터 월튼 세계골프여행기구(IAGTO) 사무총장은 기구 차원에서 GG4C의 후원자를 자처했다. 월튼은 에드문드가 올드헤드 4번 홀에서 마무리하는 여정을 함께 했다. 동시에 IAGTO의 전세계 소속 회원사들에게 이같은 내용을 전파하고 동참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에드문드는 “세계적인 골프기구에서 우리 캠페인과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가을부터는 스코틀랜드에서 이같은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 및 자선에 동참하려면 GG4C의 홈페이지(globalgolf4cancer.org)를 참고하면 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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