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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 잠실에 울려 퍼지는 ‘유강남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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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7의 타율과 8개의 홈런. 잠실을 홈으로 쓰고 있는 포수, 유강남의 타격 성적이다. [사진=KBO]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전택수 기자] 뜨거운 4월을 보낸 선수가 있다. 4월 한 달간 이 선수는 7개의 홈런을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으며 18타점을 쓸어 담았다. 타율은 0.347을 기록했으며,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수치인 OPS는 무려 1.144에 달했다. 언뜻 보아도 리그 내 최정상급 타격 실력을 선보인 이 선수의 정체는 다름 아닌 LG 트윈스의 안방마님 유강남이다.

LG는 3일 현재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뒤를 이어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3월을 마쳤을 때 2승 5패의 성적으로 하위권에 처져 있던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대반전을 이루어낸 셈이다. LG가 4월 24경기를 치르며 16승 8패라는 호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단연 유강남의 무시무시한 존재감이 있었다.

원래 유강남은 공격이 아닌 수비 측면에서 더 주목받던 선수였다. 포수로서 유강남의 최대 강점은 바로 프레이밍 능력이다. 프레이밍 능력이란 포수가 투수의 투구를 받을 때 이른바 ‘미트질’이라 불리는 교묘한 움직임을 통해 볼을 스트라이크로 보이도록 잡아내는 기술을 말한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 프레이밍 능력에서 유강남은 지난 시즌 발군의 실력을 선보이며 주목받은 바 있다. 방망이 실력 역시 17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준수함을 보였지만, 타율과 출루율 면에서는 다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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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남(우)은 원래 수비형 포수로 주목받는 선수였다. [사진=KBO]


올 시즌 유강남은 공격력마저 완전히 각성한 모습이다. 아직 전체 일정의 4분의 1도 소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지난 시즌 기록한 17개의 절반에 해당하는 8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현재까지 8홈런은 리그 전체로 보아도 공동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며, 포수 포지션에서 그보다 많은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없다. 소속팀 LG가 리그 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다.

비율 통계에서도 유강남의 존재감은 두드러진다. 현재까지 타율 0.337, 출루율 0.407, 장타율 0.644를 기록하며, 뛰어난 타자의 상징인 타율 3할, 출루율 4할, 장타율 5할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볼넷/삼진 비율이 0.19에서 0.44으로 대폭 좋아졌다. 지난 시즌 장타력을 얻는 대신 포기해야 했던 선구 능력마저 좋아지며 개선된 출루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한 가지 걸리는 점은 유강남의 높은 BABIP 기록이다. BABIP란 인 플레이 상황에서의 타율을 나타내는 기록이다. 일반적으로 타자는 급격한 실력 변화나 타격 스타일의 변경 등을 제외하고는 커리어 내내 비슷한 수준의 BABIP를 유지한다. 타자의 BABIP이 갑자기 상승한다면 이는 드라마틱한 실력 향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만들어낸 타구에 운이 좋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서기 시작한 2015년부터 유강남의 BABIP는 3할 내외에 형성되었으며, 올 시즌의 경우 무려 0.382에 달한다. 현재까지 유강남이 보여주고 있는 장타 능력과 볼넷/삼진 비율을 본다면 타자로서 한 차원 도약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운적인 요소 역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LG는 현재 유강남의 맹활약에 힘입어 팀 타율 2위, 팀 홈런 3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 LG는 팀 방어율 1위를 기록하고도 5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특히 포수 포지션은 2011년 조인성이 떠난 뒤 확실한 자원을 찾지 못한 상황이었다. 완전한 공수겸장이 된 유강남이 꾸준한 활약으로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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