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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구이슈] 2017-2018 KBL 관전포인트 ‘3강 4중 3약’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건우 기자] 2017-2018 프로농구(KBL)가 1/6인 1라운드를 마쳤고, 2라운드도 절반을 향해 가고 있다. 어떤 팀은 예상대로, 어떤 예상 외의 성적을 내고 있다. 시즌판도가 결정날 2라운드 중반. 올 시즌의 관전포인트를 점검했다. 편의상 상위권은 3위까지, 중위권은 4~7위, 하위권은 8~10위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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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말이 필요 없는 SK의 키플레이어, 에런 헤인즈. [사진=KBL]



# 상위권

서울SK는 11승 2패로 8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 중이다(11월 15일 기준). 1라운드 초반 울산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주전가드 김선형이 부상을 당해 이탈했지만, 그 공백이 무색한 선전을 보여주고 있다.

선전의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리바운드다. SK는 현재 경기당 평균 41.3개의 리바운드를 골밑에서 걷어내며 이 부문에서 원주DB에 이어 2위다. 최준용-김민수-최부경-헤인즈 등이 골밑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들은 상대 팀의 2~5번 매치업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인다. 또한 SK는 3-2 지역방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맨투맨 수비보다 제 자리를 유지하기 용이하기 때문에 리바운드에서 강점을 보일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이유는 득점과 어시스트다. SK는 경기당 평균 88.4득점, 평균 21.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선두다. 친정팀으로 돌아온 애런 헤인즈가 평균 24.62점으로 득점 3위이며, 어시스트는 압도적인 1위(평균 6.46개)다. 심지어 헤인즈는 리바운드마저 경기당 10.38개를 잡아내며 5위에 올라 있다. SK에게 복덩어리일 수밖에 없다.

리그 2위는 8승 4패를 기록 중인 원주DB다. 개막 전 가드진의 부재로 리그 최약체라는 평가를 뒤집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동부산성’의 리바운드 덕분이다. 올 시즌 DB는 서민수-벤슨-버튼-김태홍으로 구성된 새로운 동부산성을 신축했다. 그리고 그 효과는 평균 43.7개의 리바운드(전체 1위)로 이어졌다. 여기에 수비의 핵인 윤호영까지 얼마전 가세하면서 안정감이 더해졌다.

또한 동부는 외곽슛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서민수, 버튼, 두경민, 김태홍, 김주성, 맹상훈, 이지운 등 모든 선수들이 포지션에 관계 없이 3점슛을 던질 수 있다. 팀 전체의 성공률은 34%이며, 경기당 평균 9.3개를 성공시키며 이 부문 리그 1위다. 리바운드와 폭발적인 외곽슛은 DB의 예상외 돌풍의 주된 원동력이다.

리그 3위는 9승 5패를 기록 중인 전주KCC이지스다. KCC는 에이스 에밋이 건재하며, 올 시즌은 하승진과 전태풍까지 부상에서 완벽하게 돌아왔다. 하승진은 경기당 9.1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골밑을 장악한다. 전태풍은 평균 9.2득점, 2.9어시스트를 성공시키며 1번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2년차가 된 송교창은 지난 시즌보다 돌파와 슛에서 더욱 자신감 있는 모습이다. 또한 FA로 합류한 이정현의 존재감 역시 남다르다. 1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에밋과 전태풍, 그리고 이정현 모두 볼을 오랫동안 소유하고 있어야하는 선수들이기에 볼 소유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KCC는 개인의 볼 소유시간을 줄이고 영리하게 볼을 분배할 줄 알며, 조직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하승진만 건강하다면 올 시즌 KCC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위권의 판도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다. SK는 1월초 김선형이 복귀할 때까지 5할 승률만 유지해도 3강 이내에 위치할 것이다. 김선형을 제외하면 모든 선수들이 건강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다만 애런 헤인즈가 꾸준히 20득점 이상을 책임져주지 못하는 경기가 나온다면 힘들 수 있다. 그 예로, 1라운드 서울삼성과의 경기에서 SK는 단 65점밖에 올리지 못했고 주포 헤인즈 역시 9득점에 그쳤다. 헤인즈의 득점과 리바운드가 절대적이다.

DB 역시 부상의 변수가 아니라면 3강 이내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 가지, 외곽슛이 안 터지는 날의 DB는 무기력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

KCC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직력이 좋아지고 있다. 에밋이 1라운드 초반에 혼자하던 습관을 점점 버리고 있다. 에밋의 이타적인 플레이와 함께 하승진이 건강하다면, KCC는 올 시즌 큰 일을 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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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의 야전사령관, 박찬희. [사진=KBL]


# 중위권

4위는 얼마 전 KCC에게 패하며 7연승이 마감된 인천전자랜드다. 전자랜드는 미디어데이 때 유재학 감독이 우승후보라고 거론할 정도로 더 이상 다크호스가 아니다. 외국인선수를 브랜든 브라운으로 시즌 중 교체한 것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자랜드의 앞선은 경기 조율과 어시스트 능력이 탁월한 박찬희와 매 경기 15득점 이상을 책임져 줄 수 있는 조쉬 셸비가 책임진다. 또한 2년차를 맞이한 강상재는 경기당 평균 5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으며, 정효근도 몸싸움을 즐기는 싸움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차바위는 무려 57.45%의 3점슛 성공률을 보여주며 업그레이드 됐다. 또한 전자랜드는 김상규, 정병국, 정효근, 차바위, 셸비, 강상재 등 다양한 포지션의 선수들이 3점슛 능력을 보유했다. 희소식도 나왔다. 바로 부상에서 돌아온 정영삼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전자랜드는 계속해서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며 3위 도약을 엿볼 것이다.

디펜딩챔피언 안양KGC는 7승 6패로 5위를 달리고 있다. KGC는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이 팀의 중심이다. 특히 사이먼은 경기당 24.8득점 9.8리바운드로 대체불가능한 자원이다. 오세근도 경기당 20.6득점 10.4리바운드로 더블더블급 활약을 매 경기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KGC에겐 이 둘의 존재가 양 날의 검이다. 득점과 리바운드가 두 명에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상위권 도약을 위해서는 부상 중인 양희종을 비롯한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더불어 교체로 합류한 큐제이 피터슨이 아직 완벽하게 팀에 녹아들지 못한 것도 흠이다.
공동 6위는 6승 7패를 기록한 서울삼성와 울산모비스다. 먼저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건재하다. 득점, 도움, 그리고 리바운드에서 모두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라틀리프가 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까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양오리온에서 돌아온 김동욱도 경기당 9.4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포워드진의 핵이 되었다. 여기에 리그 최고의 정통 포인트가드라고 볼 수 있는 김태술의 존재는 위협적이다. 왼손을 사용하는 이관희의 득점력도 팀에 큰 도움이 된다. 삼성의 가장 큰 단점은 경기력 기복이 심하다는 것. 기복만 줄여나간다면 삼성은 KGC를 제치고 전자랜드와 4위 싸움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비스는 레이션 테리와 마커스 블레이클리 두 명의 외국인선수, 그리고 양동근을 위주로 팀이 운영된다. 특히 테리는 경기당 22.2득점 7.1리바운드를, 블레이클리는 15.2득점 8.2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테리의 3점 성공률이 30%에 못 미치는 걸 보면 슛 셀렉션이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종현은 골밑 말고는 득점에서 존재감이 없으며, 다른 팀들 처럼 폭발적인 득점력을 가진 포워드진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모비스는 현재 순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전체적으로 중위권은 전자랜드가 연승을 이어가며 상위권 도약을, 삼성이 안양KGC 추격을 각각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KGC는 두 명의 선수에게 의존하는 팀의 특성상 경기가 거듭될수록 체력적인 문제로 순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모비스는 팀 내에 특별한 변화의 요소가 없기에 6위와 7위 사이에서 씨름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건 전자랜드가 중위권 팀들 중에서 3강 이내로 진입할 가능성이 제일 높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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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많은 KT의 사령탑 조동현 감독. [사진=KBL]


# 하위권

8위 창원LG는 새로 부임한 현주엽 감독 체제가 아직 자리잡지 못했다. 외국인선수도 뒤늦게 파월에서 제임스 켈리로 교체하며 뒤숭숭한 분위기다. 김종규도 발목 부상에서 아직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한 상태지만 김시래와 함께 대표팀에 차출됐다. 팀 내에서 경기당 10점 이상을 올리는 선수가 김시래, 김종규, 블락밖에 없는 점을 감안하면 LG는 올 시즌 하위권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확실한 주득점원 부재의 한계다.

9위는 고양오리온이다. 오리온은 3승 10패로 9위에 위치해 있지만, 접전을 많이 놓쳤다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10월 22일부터 28일까지 총 3경기에서 모두 1점차 패배를 당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오리온은 올 시즌 평균 89.3실점으로 리그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반면 평균 득점은 82.6점으로 득실차가 너무 크다. 국내선수들 중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려주고 있는 선수가 허일영밖에 없다는 것도 문제다. 여기에 허일영이 지난 5일 SK와의 경기에서 발목 부상으로 전치 6주 진단을 받았기에 사면초가가 됐다. 허일영을 대체할 선수가 없는 오리온은 눈 뜨고 코 베이듯 패배를 추가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하위는 부산KT이다. KT는 올 시즌 1승 11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박상오, 김영환, 이재도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선수들이 있지만 이들의 활약이 빈약하다. 외국인선수 웬델 맥키네스가 경기당 평균15.7점, 리온 윌리엄스가 13.3점을 올려주고 있지만, 득점 1위가 25득점에 가까울 정도로 고득점이 만연한 리그에서 이 정도는 너무나 평범하다. 해결사가 필요하다. 문제는 그나마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올려주고 있는 두 명의 외국인선수들도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다. KT는 외국인선수를 교체하든지, 트레이드를 통해 즉시전력감을 데려온다든지,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올 시즌 최하위는 기정사실화될 것이다.

하위권은 LG와 오리온이 서로 엎치락뒷치락 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일영이 복귀하기 전까지 오리온은 승수 쌓기가 어려울 것이며, LG는 교체된 켈리가 일시적인 혼란 속에 빠진 팀의 진정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큰 이변이 있지 않는 이상 올 시즌은 힘들어 보인다.

# 추천 관전포인트

위 내용을 바탕으로 2017-2018 프로농구의 3가지 관전포인트를 뽑았다.

1) SK의 독주체제를 깰 팀은?

2) 전자랜드의 한계는?

3) KT의 반등 여부?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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