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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아름의 아마야구 人덱스] (36) 성지고 한길세 감독 “내년 목표는 2호 프로선수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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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고등학교 한길세 감독. [사진=정아름 기자]


“LG 트윈스 지명하겠습니다. 성지고등학교 투수 조선명.”

2015년 3월 창단한 성지고등학교 야구부. 국내 최초의 대안학교 야구부로 올 시즌 창단 3년 만에 프로 선수 배출에 성공했다. 성지고에는 전학생들이 꽤 많다. 소속고교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기회를 찾아 모인 것이다. 부임 2년차 한길세 감독은 이들의 아픔을 보듬어 주며 ‘제2의 조선명’ 발굴하기에 한창이다.

‘대안학교’라는 선입견, 선수 수급에 걸림돌

시즌이 끝난 목동야구장에 때 아닌 선수들의 기합소리가 가득했다. 2017 우리은행장기 서울특별시 고등학교 추계리그 대회가 열리고 있는 탓이다. 1,2학년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경기를 펼치는 추계리그 대회는 ‘내년 시즌 서울권 고교야구 전력 미리보기’격의 대회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성지고 선수들은 총 11명. 대회에 참여한 16개교 가운데 가장 적은 인원이다. 참고로 대회 최다 인원인 서울고는 성지고 야구부의 약 3.8배인 42명의 선수가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선수 부족은 성지고의 고질적인 아쉬움이다. 한길세 감독은 “선수들이 다들 성실하고 열심히 하지만 전체적으로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겪는 경기를 풀어가는데 어려움이 있다. 아무래도 60명이 넘는 대규모 선수단을 꾸리고 있는 학교들과 전력에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내년 진학 예정 선수 역시 3명에 불과해 선수단 운영에 큰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안학교’라는 학교 특성상 선수수급의 어려움은 피할 수 없다. 성지고가 일반계 고교가 아니기 때문에 선수 이적 시 생활기록부 상에 ‘전학’이 아닌 ‘자퇴’로 표기된다.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자퇴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을 가져 이적을 망설이게 된다는 게 한 감독의 말이다. 김포에 위치한 전용 야구장 및 전용 버스 등 학교 차원의 지원은 일반계 고교와 비교해 부족함이 없으나 용어가 주는 선입견이 선수 수급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 감독은 “대규모 선수단을 꾸리고 있는 타 학교와 비교할 때 우리 팀에선 상대적으로 많은 출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직접 경기를 뛰고 맨투맨 형식으로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발전 속도 역시 더 빠를 것이라 자부한다. 조선명 역시 이러한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며 다른 일반계 고교들과 성지고의 비교우위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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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선린인고와의 추계리그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성지고 한길세 감독. 그는 이날 경기내내 선수들에게 '흐름을 읽어라'고 강조했다. [사진=정아름 기자]


주축이었던 3학년 선수들이 빠진 탓일까. 이번 추계리그에서 성지고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아직 승리가 없다(15일 현재). 한 감독의 시선은 내년 시즌을 향해 있다. 그래서 당장의 성적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선수들이 실전 경험을 쌓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 감독은 특히 포수 전유선(18)과 유격수 이문현(17)의 성장이 내년 시즌 성적의 키 포인트가 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전유선과 이문현은 본래 포지션과 함께 마운드에도 오를 수 있는 선수들이다. 올해 동계를 거치면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길세 감독은 ‘시원시원하고 화끈한 야구’를 꿈꾼다. 성지고 야구부 선수들이 현재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은 냉정하게 평가해 50% 정도다. 한 감독은 나머지 50%를 채우기 위해 내년 1월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을 계획 중이다.

“이번 동계훈련은 체력훈련을 바탕으로 수비 강화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재능보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많다 보니 연습과 실전을 병행하며 많은 경험을 쌓게 해줘야죠. 성지고 출신 프로선수 2호 배출을 위해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 ‘8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한국프로야구.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추앙 받고 있는데 반해 그 근간인 아마야구에 대한 관심은 냉랭하기만 합니다. 야구팬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아마야구 선수들 및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아마야구 人덱스>가 전하고자 합니다. 독자들의 제보 역시 환영합니다. 아마야구 선수 및 지도자, 관계자들에 대한 소중한 제보를 이메일(sports@heraldcorp.com)로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해 취재하겠습니다. 야구 팬 여러분의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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