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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의 대부' 김운용 전 IOC부위원장 3일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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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걸려있는 고 김운용 부원장의 그림. 말 그대로 그는 태권도, 올림픽과 함께 했다. [사진=김운용닷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수석부위원장이 3일 오전 타계했다. 향년 86세.

(사)김운용스포츠위원회에 따르면 김 전 부위원장은 전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고, 3일 오전 2시 21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열린 진천선수촌 개촌식에도 참석하는 등 건강이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갑작스런 사망이 체육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고인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2학년 때 6.25전쟁이 발발, 통역장교(후에 보병장교 변경)로 입대했고, 이후 빼어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송요찬 장군 등을 보좌하며 육군 중령으로 예편했다. 이후 외교관의 길을 걸었고, 박정희 정권 때 '피스톨 박'으로 불린 박종규 씨와 함께 청와대 경호실에서 근무했다. 청와대 근무시절인 1971년 대한태권도협회장을 맡으며 태권도와 인연을 맺었고, 이후 국기원 설립, 세계태권도연맹(WTF) 창설, 태권도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등 태권도의 세계화를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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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평창 동계올림픽 릴레이 응원메시지 캠페인에 참가한 고 김운용 IOC부위원장의 모습. [사진=김운용닷컴]


한편 1986년 IOC 위원에 선출됐고, 이후 대한체육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IOC 집행위원과 부위원장을 지냈다. 특히 고 사마란치 IOC 위원장 시절 2인자로 국제 스포츠무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국제경기단체총연합회(GAISF) 회장과 IOC 라디오·TV분과위원장으로 활동했고, 2001년에는 IOC 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기도 했다. 또 2000년에는 새천년민주당 소속의 비례대표 제16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하기도 했다.

그의 신문칼럼 제목이었던 '산고곡심(산이 높을수록 계곡이 깊다)'처럼 한국 스포츠의 거목으로 많은 업적을 쌓았지만 부정적 평가도 뒤따랐다. 태권도계에서는 아들과 관련한 비리가 불거진 바 있고, IOC에서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유치를 둘러싼 '솔트레이크시티 뇌물 스캔들'에 휘말리는 곤욕을 치렀다.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이후 각종 구설에 휘말리며 주요 자리에서 하나씩 물러났고, 급기야 2004년 세계태권도연맹 후원금 유용 등 업무상 횡령과 외국환관리법 위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IOC 위원직 제명 위기에 몰렸고, 2005년 7월 싱가포르 IOC 총회를 앞두고 결국 IOC 위원직마저도 스스로 내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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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사마란치 전 IOC위원장을 만난 고 김운용 부위원장.


2008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된 고 김운용 부위원장은 물밑에서 한국 체육 발전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2015년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선정돼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고, 지난해 말 올림픽운동 증진, 한국스포츠 발전과 스포츠외교 강화, 태권도 육성과 세계화 등을 위해 자신의 이름을 딴 사단법인 김운용스포츠위원회를 설립했다. 이달 말에는 2017김운용컵국제오픈태권도대회도 개최될 예정이다.

저서로 국문은 물론, 영문 및 중문과 일문판으로 나온 <위대한 올림픽>(1989년), <세계를 향한 도전>(2002년), <현명한 사람은 선배에게 길을 찾는다>(2009년) 등이 있다. 빈소는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며, 장례 일정 및 절차는 유족이 협의 중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동숙 여사와 아들 정훈, 딸 혜원·혜정 씨가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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