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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종훈의 빌드업] (31) 연세대 하승운, ‘월드컵+정기전’ 통해 성장하는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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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하승운(11번)이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세대학교 스포츠 매거진 시스붐바]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목동)=정종훈 기자] 연세대 하승운(19)이 주목할 만한 선수로 떠올랐다. 하승운이 속한 연세대는 지난 23일 오후 2시 목동주경기장에서 열린 ‘2017 정기고연전’ 축구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전날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와 23일 럭비, 축구까지 모두 연세대가 승리를 가져가면서 3년 전 당했던 5전 전패의 기록을 그대로 고려대에 돌려줬다.

극적인 승부가 연출됐다. 후반 8분 연세대 이정문이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43분 고려대 조영욱이 동점 골을 뽑아냈다. 경기는 이대로 끝나는 듯했다. 종료 직전 하승운이 나타났다. 김승우의 패스를 받아 자신감 있는 드리블 돌파 후 꺾어 때린 슈팅이 송범근의 손을 맞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스타플레이어의 한 방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하승운은 “정기전이라는 큰 무대를 선발로 뛰어서 부담과 긴장이 됐는데, 좋은 결과를 가져와서 너무 좋다”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사실 결승 골을 제외하면 하승운의 활약이 미미했다. 고려대의 거친 압박에 다소 고전했다. 그는 “처음에 긴장을 많이 했다. 몸이 좀 굳었었다. (조)영욱이가 골을 넣고 몸이 그제야 올라왔다”며 기뻐했다. 지난 5월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이란 큰 무대를 뛰어봤지만, 큰 경기가 긴장되는 것은 매한가지인가였다.

올 시즌 연세대가 리그에 불참한 것도 이유겠지만, 하승운은 연세대에서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춘·추계연맹전에서 주로 후반 교체 투입되어 피치를 밟았다. 연세대 신재흠 감독은 “능력에 비해 대학 춘·추계연맹전에서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 오늘 정기전 한 방으로 해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승운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많이 힘들었다. 정기전에서 꼭 회복하고 싶었다. 좋은 결과가 있어서 매우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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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좌)과 하승운(우)은 지난해 후반기 왕중왕전 결승에서도 만났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날 결승 골로 지난해 왕중왕전 후반기 준우승의 아쉬움도 말끔히 씻어냈다. 결승에서 하승운이 속했던 영등포공고가 박상혁(19 고려대)이 이끈 매탄고(수원삼성 U-18)에 무릎을 꿇었던 것. 박상혁이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받을 때 씁쓸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박상혁은 고려대로, 하승운은 연세대로 진학해 정기전에서 다시 만났다. 이번 경기 결과는 하승운의 승리. “그때 인터뷰를 했는데, (박)상혁이한테 복수한다고 했다. 오늘 이겨서 복수한 것 같다(웃음).”

앞서 언급했듯 하승운은 지난 U-20 월드컵 멤버였다. 하승운은 지난 12월 제주 소집 훈련에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해 영등포공고를 금강대기 고등부 우승과 후반기 왕중왕전 준우승을 이끈 것이 대표팀 발탁의 계기였다. 그 시점 이후 하승운은 성장 폭을 늘려갔다. 포르투갈 전지훈련에서도 신태용 감독의 두둑한 신뢰를 받으며 단 몇 개월 만에 최종 명단까지 올랐다.

하지만 정작 본선 무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잉글랜드, 포르투갈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힘에 부쳐 후반에 주로 교체로 물러났다. 이 때문에 인터넷 댓글에는 칭찬보단 악플이 더 많았다. “(악플을) 많이 챙겨본다. 오히려 그것을 보면 더 독이 오른다. 월드컵 때문에 몇 개월 힘들었는데 그래도 저 자신을 믿고 더 멘탈 잡고 하려고 했다. (월드컵을 계기로) 성장한 것을 오늘 골을 통해 느낀 것 같다.” 월드컵을 통해 내실을 다진 것이 정기전에 결실로 맺었다.

선수는 큰 무대를 통해 성장한다. 하승운도 그렇다. 월드컵, 정기전을 통해 축구뿐 아니라 즐기는 법도 배웠다. 이제 갓 20살이 된 하승운은 움츠렸던 자신의 잠재력을 조금씩 꺼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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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운(좌)이 김승우와 함께 경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종훈]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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