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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트릭샷의 달인’ 웨슬리 브라이언이 완성한 마음의 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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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샷의 달린' 웨슬리 브라이언(왼쪽)과 그의 캐디로 나선 형 조지.


미PGA 투어가 9월 24일 투어 챔피언십을 끝으로 2017년 시즌의 막을 내린다. 올해 첫 승을 거둔 신인 중에서 눈 여겨 보아야 할 선수가 한 명 있다. ‘트릭샷의 달인’으로 불리는 웨슬리 브라이언(Wesley Bryan)이다. 1990년 생인 브라이언은 지난 4월 RBC 헤리티지 대회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는데 그의 인생역정은 새삼 골프라는 스포츠에 대한 교훈을 시사한다.

두 아들을 골프선수로 만든 골프가족

브라이언의 아버지 조지가 PGA 멤버인 티칭프로였던 까닭에 두 명의 아들은 자연스럽게 골프 선수가 되었다. 두 살 위의 형 조지 브라이언 주니어(George Bryan Jr.)를 따라서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의 골프 팀으로 스카우트 된 웨슬리는 부정확한 드라이브 샷 때문에 고민이 컸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페어웨이를 너무 자주 놓치며 시합을 하다 보니 숲에서의 탈출이나, 샷을 휘어지게 치는 기술이 뛰어나게 되었다. 대학 3학년 때에는 골프선수의 치명적인 병인 입스로 고생하면서 대회에 나가 101타를 치기도 했다. 어쨌든 그는 피나는 연습으로 입스를 극복하고 4학년 때 우승을 하게 됐다.

돈벌이로 시작한 트릭샷

2012년 대학을 졸업하면서 프로가 된 웨슬리는 형 조지와 함께 상금이 적은 미니투어에 출전하면서 돈을 벌어보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투어의 경비를 제하고 남는 돈은 겨우 몇 백 달러에 불과했고 두 형제 모두 파산할 상황이 되었다.

2014년 두 형제는 트릭샷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서 조회수에 따라 지급되는 광고료로 돈을 버는 계획을 세웠다. 돈을 모아 미PGA 2부투어인 웹닷컴(web.com) 투어의 큐 스쿨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유튜브에 올려진 다른 트릭샷들을 조사한 형제는 훨씬 재미있는 트릭샷을 보여준다는 목표를 가지고 연습에 들어갔다. 우선 동네 숲속에 들어가서 연습을 시작했는데, 잘못 친 볼이 이웃집 정원으로 날아가서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이렇게 각고의 노력과 함께 형제는 감탄을 자아내는 트릭샷을 나씩 완성했다. 그리고, 유튜브에 올라온 이 동영상들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어떤 동영상은 200만 뷰를 돌파했고, 인기가 높아지면서 2015년에는 맥길로이와 함께 촬영을 하기도 했다. 당연히 큐 스쿨에 나갈 수 있는 자금도 확보됐다. 동영상 묘기골프를 접한 골프팬들은 이 형제가 시합에 나가서도 잘 칠 수 있을지 호기심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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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슬리 브라이언은 미PGA 투어의 루키 시즌에 RBC 헤리티지에서 첫 우승을 달성했다.


꿈에 그리던 PGA 투어로

형제는 2015년 웹닷컴투어 큐스쿨에 도전했는데 동생 웨슬리만 합격했다. 2016년 투어가 시작됐고, 형 조지가 캐디를 맡아 출전한 웨슬리의 성적은 첫 대회부터 좋았다. 3, 4, 8월에 각각 한 차례씩 우승하면서 미PGA 투어(1부)의 꿈이 실현되었다(웹닷컴 투어에서 한 해에 3번 우승을 하면, 바로 그 다음 주부터 PGA 투어 카드를 받는다. Performance Promotion 조항).

2017년 PGA 투어 루키인 웨슬리는 4월 고향인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열린 RBC 헤리티지에서 PGA 정규투어 첫 승을 거뒀다. 확률적으로 미국에서 프로골퍼가 자기 출신 주에서 우승을 하는 것은 메이저 대회 우승 다음으로 어렵다고 한다. 웨슬리는 그 이후에도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며 현재 상금 240만 달러에, 세계랭킹 44위, 페덱스 랭킹포인트 30위 권을 유지하는 등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마음 속의 트릭샷

브라이언 형제가 멋진 트릭샷들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는 그들의 동영상을 보면 상상해볼 수 있다. <아래 동영상 참조> 흥미로운 것은 웨슬리가 움직이는 공들을 쳐 내면서 기량이 향상됐다는 점이다. ‘움직이는 공도 페어웨이 가운데로 300야드를 보낼 수 있는 내가 정지된 공을 페어웨이로 못 치겠는가?’라고 자문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다. 골프에서 자신감의 힘은 위대하다. 웨슬리가 만든 최고의 트릭샷은 그의 마음 속에 있었던 것이다.

■ 브라이언 형제의 트릭샷 동영상


* 박노승 씨는 골프대디였고 미국 PGA 클래스A의 어프렌티스 과정을 거쳤다. 2015년 R&A가 주관한 룰 테스트 레벨 3에 합격한 국제 심판으로서 현재 대한골프협회(KGA)의 경기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건국대 대학원의 골프산업학과에서 골프역사와 룰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위대한 골퍼들의 스토리를 정리한 저서 “더멀리 더 가까이” (2013), “더 골퍼” (2016)를 발간한 골프역사가이기도 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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