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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권빈의 해축야화] 실력은 최고! 멘탈은 글쎄... 축구계 ‘악마의 재능’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복권빈 기자] 지난 7월 안토니오 카사노는 계속된 은퇴 번복으로 소속팀 헬라스 베로나와 이탈리아 축구계를 피곤하게 만들었다. 이탈리아 축구계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선수이자, ‘아픈 손가락’이었던 카사노는 축구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이처럼 뛰어난 재능이 언제나 성공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성공의 길로 이르기 위해서는 재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멘탈’, 즉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성공을 위한 강한 ‘멘탈’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우리는 이들을 소위 ‘악마의 재능’이라고 부른다. 좋지 못한 ‘멘탈’로 재능을 꽃 피우지 못한 축구계의 대표적인 ‘악마의 재능’ 3인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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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은퇴를 선언한 '악마의 재능' 카사노. [사진=이탈리아 축구협회]


원조 ‘악마의 재능’ - 카사노


카사노는 빠트릴 수 없는 원조 ‘악마의 재능’이다. 1982년 이탈리아 남부 바리에서 태어난 카사노는 일찌감치 아버지가 가정에서 손을 놓으면서 불우한 가정에서 자랐다. 자연스럽게 불량학생이 됐지만,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축구를 잘한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다.

FC바리에 입단한 지 2년 만에 세리에A에 데뷔하게 된 카사노는 인터밀란과의 경기에서 전설적인 수비수 로랑 블랑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완벽한 뒤꿈치 트래핑과 이어진 슈팅으로 데뷔골을 터트리면서 이탈리아 전역을 흥분시켰다. 그리고 2001년 AS로마로 이적한 후 아버지 같았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지도하에 전성기를 맞아했다. 하지만 그를 유일하게 통제했던 카펠로 감독이 떠나자 그는 방황하기 시작했다.

2006년 레알마드리드 이적 후에는 경기 전날 성관계를 맺고 폭식을 하는 등 자기관리에 실패했고, 때마침 레알마드리드에 부임했던 은사 카펠로조차 이미 망가진 카사노를 바로잡기는 힘들었다. 완전히 삐뚤어질 것만 같던 그의 인생을 바꾼 사람이 현재의 아내인 이탈리아 수구계의 ‘가투소(AC밀란의 레전드)’라 불리는 카롤리나 마르치알리스였다. 가정을 꾸리면서 안정을 찾은 카사노는 2008년 삼프도리아 이적 후 주장까지 맡으면서 개과천선했다.

하지만 그의 운명은 가혹했다. 구단주인 리카르도 가로네 회장과 오해에서 비롯된 불화가 발생하면서 그가 너무도 사랑했던 삼프도리아를 떠나게 되었다. AC밀란에서 활약을 이어갔지만, 이번에는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서 수술까지 받는다. 다행히 건강을 회복한 후 심기일전한 카사노는 유로 2012 이탈리아 대표팀에 오랜만에 선발되면서 팀의 준우승을 이끌었고, 이후 인터밀란, 파르마, 삼프도리아 등을 거치면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그러나 은퇴의 기로 앞에 선 순간에도 악동의 기질을 버리지 못했던 카사노는 끝내 실력보다는 그의 기행이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 더 크게 자리 잡는 선수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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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UTD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아드리아누. [사진=마이애미UTD 페이스북]


‘제2의 호나우두’를 꿈꿨던 아드리아누

아드리아누는 브라질이 오래도록 찾아다녔던 ‘제2의 호나우두’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다. 190cm가 넘는 거구의 피지컬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와 유연함, 그리고 엄청난 슈팅력을 지녔던 선수다.

2000년 브라질 플라멩구에서 데뷔한 아드리아누는 1999년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인터밀란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으로서 존재감을 떨치기 시작했다. 브라질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한 2004년 코파아메리카, 2005년 컨페드레이션스컵에서는 득점왕과 MVP를 모두 차지하며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하지만 아드리아누의 전성기는 너무도 짧았다.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시 인터밀란의 동료였던 하비에르 사네티가 “매일 울기만 했고, 애꿎은 전화기를 던지기 일쑤였다. 그가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워 보였다”고 말할 정도였다.

결국 아드리아누는 이후 이전의 모습을 되찾는 데 실패했고, 고국 브라질로 돌아갔다. 이후 잠시 AS로마로 이적하면서 세리에A로 복귀했지만, 이미 전성기가 지난 후였다.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36살이 된 아드리아누는 현재 미국 마이애미UTD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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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에서 부활한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오른쪽). [사진=니스 페이스북]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

1990년생의 마리오 발로텔리는 카사노에 이은 새로운 이탈리아의 악동이다. 발로텔리 역시 대단한 축구 재능을 타고 났다. 엄청난 발목 힘에서 나오는 슈팅과 화려한 개인기, 압도적인 피지컬까지 갖춘 공격수였다.

인터밀란에서 세리에A에 데뷔한 발로텔리는 3시즌 동안 27골을 넣으면서 기대를 높였다. 맨체스터시티로 이적한 후에는 11-12시즌 총 17골을 넣으면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끝없는 기행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동려들과의 끝없는 다툼과 매춘 스캔들 등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켰고, 그의 은사인 로베르토 만치니는 맨체스터시티 감독 시절 “그를 매일 봐야한다면 내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할 판”이라며 독설을 퍼 붇기도 했다.

결국 스스로 굴레를 만든 발로텔리는 새로운 팀으로 이적할 때마다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부담을 더 많이 가지게 되었다. 리버풀 시절에는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 않고, 규칙을 지킬 시 100만 파운드를 추가 지급한다’는 계약 조항까지 있을 정도였다. 이 부담은 발로텔리를 평범한 공격수로 만들었다.

발로텔리는 니스로 이적한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15골을 넣으면서 자신의 부활을 알렸다. 하지만 발로텔리는 지난 시즌 퇴장만 3번을 당하는 등 여전히 자신의 악동 기질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27살에 불과한 발로텔리가 제2의 카사노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멘탈’관리가 필수적이다.

‘축구계의 악마의 재능’은 축덕들이 만드는 팟캐스트, 해축야화 76화를 통해 자세히 들을 수 있다. 해축야화는 매주 금요일에 1부가 토요일에 2부가 업로드 되며, 팟캐스트 어플 ‘팟빵’을 통해 들을 수 있다.

■ 축덕들이 만드는 축구 팟캐스트 '해축야화' 다시듣기(아래 URL 클릭)

http://www.podbbang.com/ch/1069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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