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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 전문가 올리버 다리우스 한국 골프장에 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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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올리버 다리우스는 세 번 방한해서 22곳의 국내 코스에 대한 평가를 올렸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한국의 골프장은 매력적이지 못하다.” 전 세계 40여개국 1500곳 이상을 돌아본 호주의 코스전문가 올리버 다리우스가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 ‘플래닛골프(Planet Golf)’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한국 코스에 고언(苦言)을 쏟아냈다.

<플래닛골프-세계>, <플래닛골프-미국>, <현대 마스터피스> 등 코스와 관련해서는 여러 권의 저술활동을 펼치는 다리우스가 골프장 정보 사이트 플래닛골프를 개설한 지는 그보다 오래다. 다리우스는 최근 골프 애호라가면 누구라도 자신이 다녀온 코스에 포인트를 매겨 평가할 수 있도록 사이트 운영방침을 변경했다. 영국의 톱100골프코스(Top100golfcourses.com) 사이트가 전세계 골프 여행가들과 소비자들이 평가하는 대표적인 골프장 코스 평가 사이트인데 대해 이 사이트 역시 그런 기능을 도입한 것이다.

다른 점이라면 영국 톱100코스가 전 세계 각국 30여명의 전문가와 통신원들이 각 나라의 코스에 대한 마지막 필터링을 통해 검증하는 데 반해 이 사이트는 다수의 평가자에 의한 인기 투표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또한 다리우스 자신의 의견이 코스 평가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도 한계다. 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치고는 전문성과 함께 고급 정보가 많은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할 부분이다.

다리우스는 한국의 코스에 대해서도 22곳에 대한 평가를 적었다. 2005, 2007년과 2015년 세 번에 걸쳐 방한해서 22개의 코스를 돌아봤다고 한다. 현재 5명 정도가 그의 평가 글에서 코스마다 평점을 주었다. 다리우스는 “호주에서는 100~200명까지도 자신의 코스 평가를 해주었는데 이번에 기사가 나가서 한국 사람들이 더 많이 방문해 평가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스 관련 저술가에 컨설턴트이자 설계가이기도 한 다리우스는 한국의 골프장에 대해 “함께 일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그의 한국 코스에 대한 평가는 신랄하다. “코스 부지가 대부분 산악형인 데다가 골프에는 적당하지 않다. 한국의 코스들은 대체적으로 실망스럽다. 일본의 올드 코스처럼 뛰어난 퀄리티를 가지지 못했고, 최근에 지어진 코스들도 도식적인 홀 레이아웃을 따라 조성되었다. 해외 골프여행객에는 전혀 매력적이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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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우스는 남해의 사우스케이프 16번 홀을 극찬했다.


다리우스는 한국에서 골프장은 코스보다 클럽하우스에 더 공을 들이고 설계자의 이름값에 더 신경 쓰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름난 설계자들이 세계에 많이 조성한 코스들과 골프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클럽하우스는 특별히 더 고급스럽게 짓는 경우가 있다. 한국에서 몇몇 골프장 개발자들을 만나 다르게 생각하라고 설득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이름난 설계가를 데려다 코스를 조성한다해도 차별성을 별로 띠지 못할 것이다.” 클럽하우스가 고급스러운 건 회원권 가격이 급등하던 시절의 얘기다. 국내 골프장 오너들이 설계가에게 전적으로 맡기지 못하고 실제 공사에서 자기마음대로 고치곤 하니 그의 지적은 뼈아픈 사실이다.

그가 한국에서 최고로 평가하는 코스는 남해의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이다. “카일 필립스가 설계한 이 코스는 클럽하우스 못지않게 코스에도 공을 들였다. 뉴질랜드 카우리클리프스와 비슷하게 모든 홀에서 바다가 조망되고 11번 홀부터 바다로 점진적으로 나아가고, 파3 16번 홀에서 바다를 건너 치는 홀 등은 골프의 멋진 경험을 준다.” 하지만 한국에서 최고인 이 골프장도 그의 눈에는 세계 110위다.

제주도에 있는 클럽 나인브릿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더욱 짜다. “시설이나 서비스는 최고다. 하지만 코스가 세계 100대 코스에 들 정도의 감흥을 주지는 않는다. 올해 PGA투어 개최를 앞두고 코스를 리노베이션 한다지만, 그건 더 어렵게 조성하는 데 방점이 찍히지 더 좋게 하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설계가로 그가 참여한 골프장은 호주 킹아일랜드에서 미국의 마이클 드브리스와 그가 공동 설계해서 2015년에 개장한 케이프위켐이다. 멜버른에서 비행기나 혹은 배를 타고 건너가야 하지만 해안에 자리잡은 이 코스 자체는 명품이다. 그는 플래닛골프 사이트의 세계 100대 코스 중에 11위에 올려놓았다. 호주에서는 로열멜버른 웨스트 코스가 9위로 가장 높고, 그가 설계한 코스가 11위, 멜버른의 킹스턴히스가 18위다. 자신이 설계한 코스에 애정이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서도 지난해 케이프위캠을 세계 23위에 올려놓았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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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멜버른 인근 킹아일랜드에 자리잡은 다리우스가 설계한 케이프 위캠.


그는 세계 100대 코스 중에 주목할 코스를 케이프위캠과 함께 캐나다의 캐봇클리프스, 뉴질랜드의 타라이티로 꼽았다. 올해도 기대되는 코스는 제법 있다. 위스콘신주에 샌드밸리가 올해 개장할 예정이고, 호주 캉가루섬에 세계적인 수준의 코스도 장관이라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더힐스의 파3 코스와 더불어 캉가루섬 코스는 다리우스 자신이 설계가로 참여하고 있다. 실제 코스 공사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홀 레이아웃, 전략적인 배치, 부지의 설정 등에 대한 의견을 낸다. “코스설계가는 건축 공학, 농경학, 배수, 토공 등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지만 그건 내 영역이 아니다. 하지만 내 의도대로 코스가 지어지고 있는지 전체적인 공사 상황을 감독, 감리한다. 대부분의 내 경력은 코스 설계가라기보다는 컨설턴트로서 쌓은 것이다. 나는 코스 소유주가 최고의 코스를 지으려 할 때 그에 맞는 것을 조언한다.” 세계 최고의 코스를 만들려면 그를 써달라는 의미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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