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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아름의 아마야구 人덱스] (19) ‘완투승의 사나이’ 율곡고 김범수
지난 2013년 11월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율곡고등학교가 야구부를 창단하며 고교야구 60개 팀 시대를 열었다. (2017년 7월 13일 현재 73개교 체제) 올해로 창단 5년차를 맞은 율곡고는 판을 뒤흔드는 도깨비팀으로 거듭났다. 2017 주말리그 전반기 경기B권 2위(5승1패), 후반기 경기B권 1위(6승). 주말리그 왕중왕전(황금사자기, 청룡기)에서는 첫 출전이었지만 16강에 진출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율곡고 마운드에는 우완 ‘이닝이터’ 김범수(18)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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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고의 우완 에이스 김범수. [사진=정아름 기자]


‘완투만 2번’ 남다른 이닝 소화력

이닝이터(inning eater). 이닝을 먹는 사람, 즉 긴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투수를 가리킬 때 쓰는 야구 용어다. 철저히 분업화가 이루어진 현대 야구에서는 불펜투수들의 과부하를 막아주는 ‘이닝이터’는 팀 마운드 운용에 있어서 큰 도움이 아닐 수 없다. 전력이 약한 팀에서도 이닝이터의 존재감은 빛난다. 보다 긴 이닝을 마운드에서 버텨내며 승리를 쟁취하고 에이스로 성장한다. 김범수 역시 그랬다.

177cm, 80kg. 신장은 다소 작지만 다부진 체격의 김범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키웠다. 효과는 시즌 시작과 함께 드러났다. 주말리그 전반기 대회에서 4경기 등판해 13이닝을 소화하며 2실점을 기록했다. 압도적이지는 않았지만 차분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했고 전국대회에서 유감없이 에이스의 면모를 드러냈다. 고교 진학 후 첫 황금사자기 대회였던 지난 5월 8일 김해고와의 32강전에서 완투승을 거두며 팀의 16강행을 이끌었다. 9이닝 4실점(3자책). 7회 3실점하며 갑작스럽게 흔들렸지만 위기를 잘 버텨내며 올해 황금사가지 대회 첫 완투승의 주인공이 됐다.

주말리그 후반기 대회에서도 김범수의 기세는 이어졌다. 5월 28일 부천진영고와의 경기에서 5⅔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구원승을 챙긴 김범수는 6월 4일 장안고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시즌 두 번째 완투승을 기록했다. 9이닝 6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 121개의 공으로 장안고 타선을 잠재웠다.

김범수가 밝힌 두 번의 완투승의 비결은 ‘볼배합’이다. 김범수는 “주자의 유무에 따라 다른데 주자가 나갔을 때는 주로 투수코치님께서 (볼배합을) 해주는 편이고 없으면 포수와 둘이서 맞춰서 가는 편이다. 그날그날 좋았던 볼을 잘 살려갔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차분히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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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김범수는 11경기에 등판해 6승을 올렸으며 평균자책점은 1.93을 기록 중이다. [이미지=대한야구협회 홈페이지]


올 시즌 현재까지 11경기에 나서 56⅓이닝을 소화한 김범수. 김범수의 진가는 선발 투수로 나섰을 때 배가된다. 선발 등판 시 경기 당 평균 소화 이닝은 7.2이닝. 여기에 다섯 차례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패배 없이 4승을 챙겼다. ‘김범수 선발 등판=불패’는 올 시즌 율곡고의 승리 공식이 됐다.

뛰어난 이닝 소화력에 더불어 눈에 띄는 점은 ‘제구력’이다. 김범수가 고교 진학 후 허용한 몸에 맞는 볼의 개수는 단 1개다. 이에 대해 김범수는 “제구가 좋은 편이라 몸에 맞는 볼이 거의 없는 것 같다”라며 제구에 대한 자신감을 당당히 밝혔다. K/BB(볼넷 당 탈삼진)도 5.7에 이른다. 57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동안 김범수가 허용한 볼넷은 10개였다. 이는 야탑고 신민혁(K/BB 10)에 이어 평균자책점 20위권 내에 드는 투수들 가운데서 2위에 속하는 기록이다.

황금사자기 대회에 이어 청룡기 대회에서도 율곡고의 돌풍은 아쉽게 16강에서 멈췄다. 이제 김범수에게 남은 고교 무대는 오는 24일 개막 예정인 대통령배 대회와 봉황대기(8월 초), 회장기(9월 초) 대회, 총 3개다. 김범수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각오로 남은 대회에 임하려고 합니다. 율곡고가 올해 창단 5년차라 아직 프로 직행 선수가 없어요. 제가 그 첫 번째 주인공이 되는 영광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담담하게 각오를 전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 ‘8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한국프로야구.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추앙 받고 있는데 반해 그 근간인 아마야구에 대한 관심은 냉랭하기만 합니다. 야구팬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아마야구 선수들 및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아마야구 人덱스>가 전하고자 합니다. 독자들의 제보 역시 환영합니다. 아마야구 선수 및 지도자, 관계자들에 대한 소중한 제보를 이메일(sports@heraldcorp.com)로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해 취재하겠습니다. 야구 팬 여러분의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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